“설계 당시 왜 생각 못 했나” 이용자 불만 이어져
▲ 폭염경보가 발효된 11일 오후 2시40분께 대전예술가의집 4층에서 측정한 온도가 실외와 같은 36도를 기록하고 있다. |
폭염경보가 발효된 11일 오후 2시40분께 대전 중구 문화동에 자리한 대전예술가의집 건물은 외부의 온도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 대전문화재단과 대전문화원연합회, 대전민예총 등이 입주한 이 건물 4층은 더욱 그러했다. 원형 구조로 지어진 건물은 통풍 자체가 잘 안 되는데다 원형 구조물 안쪽과 바깥쪽 모두 유리가 많이 쓰여 햇빛이 그대로 스며드는 모양을 하고 있다. 외부 온도가 36도를 웃도는 이날 대전예술가의집 4층 복도 역시 36도를 기록했다.<사진> 건물 1층과 2층은 공연장으로 쓰이고 3층부터는 원기둥 모양의 건물 안쪽으로 중앙정원(아름뜰)이 나 있다. 이 공간 역시 뜨거운 공기를 잔뜩 뿜어내 한여름 정원의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전예술가의집 건물에 창문 마련이 시급하다. 바깥 열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여름이면 이용자들이 불평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대전예술가의집은 과거 대전시민회관 자리에 지어진 건물로 세계적인 건축가 쟝 미셀 빌모트(Jeng Michel Wilmotte)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건축물 공연장과 전시실, 문화예술단체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유리로 된 외벽에 곡선이 많이 쓰인 이 건물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건축미를 뽐내고 있지만 막상 건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실용성 면에서 불평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대전예술가의집을 찾은 한 시민은 “사무실과 복도의 온도 차가 상당하다”며 “어떻게 바람 하나 안 통하게 통유리로 건물을 지을 수 있나 싶다”고 불평했다.
건물에 입주해 있는 각종 협회와 대전문화재단 직원 역시 여름이면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한 협회 사무직원은 “건물 외형은 예쁘지만 통풍이 잘 안되는 불편함이 있다”며 “바람 통할 곳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 문화시설담당 관계자는 “붙박이로 된 창문을 슬라이드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할 수는 있겠다”며 “다만 현장 상황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의 기술적 자문을 거쳐 타당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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