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 의견 최종 수렴해 다음달부터 본격 디자인, 설계작업 착수
“석교동 녹색마을버스정류장도서관 파이팅!”
10일 오후 4시 대전석교초 시청각실. 석교동 주민 80여명이 하나 돼 힘차게 외쳤다. 녹색마을버스정류장도서관의 성공적인 추진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 낯선 이름의 정류장은 석교동 알짬마을도서관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시가 함께 만드는 친환경 주민중심 버스정류장이다. 주민들은 정류장 선정부터 디자인, 기능,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 양모(40·여)씨는 “매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을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앞으로도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 멋진 버스정류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알짬마을도서관은 이날 오후 3시 대전석교초에서 석교동 녹색버스정류장도서관 주민발표회를 열었다.
주민발표회는 그동안의 녹색버스정류장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을 보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종취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회엔 주민 100여명이 참석, 녹색버스정류장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녹색버스정류장 사업은 지난해 초부터 추진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지난해 8월 ‘소통의 버스정류장’이라는 주제로 대전시 시민제안 공모사업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하지만 사업에 관심을 보인 대전시가 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녹색버스정류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난 4월 녹색버스정류장으로 만들 후보지 2곳을 선정해 투표를 진행했다.
총 투표수가 1600여표에 이를 정도로 석교동 주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투표 결과에 따라 석교동주민센터 정류장이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고, 5~6월엔 마을 주민들 대상으로 본격적인 여론 조사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번갈아가며 정류장 이용인원 1300여명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용현황을 분석했다. 정류장을 찾는 이용객은 직장인 여성과 주부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 3분 정도 머물렀고, 오전 9시에 많이 이용했다.
바라는 점으로는 “의자를 많이 설치해 달라”, “읽을 책을 비치해달라”, “핸드폰 충전기가 있으면 좋겠다”, “신문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등 여러 의견이 모아졌다. 주민들은 버스정류장이 ‘쉴 수 있으면서 소소하게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길 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시는 주민들의 의견과 이용현황을 바탕으로 다음달 본격적인 디자인과 설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오찬섭 시 버스정책과장은 “새로 만들어지는 정류장에 바라는 점들이 주민들마다 다를 수 있어 서로 협조해 한 뜻을 모아 달라”며 “예산도 확보됐고, 위치도 선정된 상황인 만큼 녹색버스정류장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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