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오토월드 등 대전 3대 중고차매매시장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백화점식 매매단지가 추진되는 영보화학 옛 공장부지가 방치돼 있다. |
중부매매시장 부동산가치 급등에 따른 변화
“대전 중고차거래 1조원 시장 주도권 상실 위기”
연간 14만대의 중고차가 거래되는 대전 3대 주요 중고차 매매시장이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고차 매매단지 위에 도로가 계획돼 상품차량 전시장이 사라지거나 부동산 가치 급등에 따른 용도변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전에 1조원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시장을 타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4년 개장한 대전 유성 오토월드자동차매매시장은 상품차 전시장을 관통하는 도로계획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84개 매매상사의 사무실이 입주한 오토월드 빌딩과 앞마당에 펼쳐진 3000여대 규모의 전시장 사이에 왕복 6차선 도로 계획선이 그어졌다.
이 도로는 유성 학하지구와 도안신도시를 연결하는 것으로 도안2단계 개발사업을 시작할 때 민간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해 건설할 예정이다.
도로 도시계획선만 결정됐고 건설 시기와 주체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전 최대 규모의 중고차시장이 사라질 수 있을 정도의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대전오토월드사업조합 관계자는 “2004년 이후 매년 2만6000대 가량의 중고차를 거래하는 시장 한복판에 도로를 놓겠다고 대전시가 2013년 결정했는데 이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도로계획선 위에 2층 데크를 올려 전시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2600여대 전시 규모의 대덕구 신대동 중부자동차매매시장도 도로 확장계획이 수립되고 유성 방향에 다리까지 만들어질 예정으로 변화가 전망된다.
대덕 신탄진과 유성 문지동을 연결하는 진입로와 갑천을 건너는 신문교가 중부자동차매매시장에 인접해 추진되면서 일대의 부동산 가치는 크게 뛰어오르고 있다.
교통량 증가에 따른 중고차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과는 별개로 토지를 임대해 운영하는 대부분의 중부 매매상사들은 임대료 급등과 도시개발을 우려하고 있다.
중부매매상사 한 종사자는 “진입로와 출구가 하나인 항아리 형태의 땅에 다리가 놓이고 길이 확장되면 오가는 손님은 많아지겠지만, 그만큼 임대료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구 월평자동차매매상사 역시 새로운 토지주와의 임대계약 갈등이 고조되면서 내부 소송이나 임대계약 불발에 따른 대규모 이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월평자동차유통센터는 지난 6월부터 매달 8200만원을 토지주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월평매매시장 부지를 직접 임대한 상황에서 40여 매매상사와의 갈등이 전시장 사용을 제한하는 실력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대전에서 지난해 중고차 14만875대가 거래돼 1조1200억원(중고차 한 대 800만원 기준) 규모의 시장이 한순간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시장은 2004년 대전 6만1200대 이후 매년 성장하는 산업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중고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고차매매단지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실정이다.
대전 중고차매매상사 관계자는 “폭풍 성장하는 중고차시장을 선점해 전국 수요를 흡수하느냐를 두고 지자체부터 대기업까지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타지역에 거대 시장이 먼저 만들어지면 지역 중고차매매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어 시장 선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