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운영자 하이패스 설치비용 서로 떠넘기기
하이패스 외면 천변고속화도로…운전자 ‘불편’
4일 오후 4시 대전천변고속화도로 한밭 요금소. 둔산 방향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량들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더디게 움직였다. 요금소에서는 게이트 13곳의 차로를 열고 운전자들에게 현금으로 통행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하이패스 통과 구간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요금소 앞은 차로는 차량 운전자들이 현금을 꺼내 통행료를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주고받느라 줄이 이어졌다.
이처럼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 하이패스 미설치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설개선 투자비용을 놓고 대전시와 고속화도로 민간운영자 간 서로 떠넘기는‘핑퐁게임’을 보이고 있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 한밭·대화영업소의 통행요금 톨게이트에 무정차 통행료 지불 시스템인 하이패스 도입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도 하이패스 도입을 위해 검토·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결재시스템으로는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하이패스’사용이 불가능해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데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하이패스 설치를 위해 최소 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 민간사업자측에 하이패스 설치비용 부담과 징수방법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민자도로인 대구 범한로의 경우 운전자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지난해 9월 하이패스를 개통했으며 광주 제 2순환도로 역시 지난 6월 도입했다.
하지만 민자사업자인 (주)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는 수십억원의 설치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시에 설치비용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자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기보다는 시민의 편의성 제공과 대전시 정책적인 부분의 필요성에 따라 설치하는 만큼 시의 부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개통 당시 추정했던 통행량에 미치지 못해 적자운영이 지속되고 있는데 하이패스 설치 비용은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차일피일 하이패스 설치가 늦어지면서 대전천변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는 요금소를 지날 때 동전이나 교통카드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불편을 계속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모(44)씨는“현금 또는 카드없이 하이패스만 믿고 요금소를 지났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며“천변고속화도로에 하이패스가 설치 안되다 보니 급히 가야 될 때나 차가 많이 밀렸을 때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주요 고속도로는 당연히 하이패스가 설치돼 있지만,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와 같이 민자도로의 경우 하이패스 설치가 의무가 아닌 개별 선택”이라며 “천변도시고속화도로에 하이패스 도입필요성은 충분히 있지만 수십억원의 설치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 부담문제에 대해 사업자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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