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김무성 전 대표의 자중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가 8.9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계 단일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당권의 향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김 전 대표가 전날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기자들에게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의 대구·경북 의원들과의 회동을 지적한 데 이어 “비주류(비박계) 후보 가운데 정병국·주호영 두 후보가 아마 곧 이번 주말에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다. 그때 (단일화한) 그 사람을 지원하려 한다”고 공언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친박계 당권주자인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 합포)은 4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뒤에서 특정계파, 비박, 단일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단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까지 계파 대결 구도를 만들어낸다고 하면 당의 미래는 참 암울하다”면서 “어떤 계파든 단일화는 애당 정신과 혁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도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표의 발언은 당 화합을 위한 전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원로이자 차기 유력 대선 후보군 중 한 분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대통령이 첨예한 국정현안에 대해 주민의 대표인 지자체장 및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면서 “당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당 대표를 지냈던 만큼, 계파 부활을 선동하는 공식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태흠 의원(보령·서천)도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전 대표가 비박계의 특정 후보를 밀면서 전대에 노골적으로 개입을 하고 있다”라며 “정병국 후보하고 김용태 의원의 단일화에 직간접적으로 종용했고, 지금 주호영 의원에게 단일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힐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 수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규정하며 “대통령 권한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 예를 들어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고 그 총리가 장관 임명권을 가지면 대통령의 권력은 확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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