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지난 6월 6일 현충일, 국립대전현충원에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보낸이는 전주 용와초 노민경(13) 학생, 받는이는 ‘고(故) 윤영하 소령’이었다.
노란 편지지는 민경 양이 연필로 또박 또박 써내려간 글자로 빼곡 차 있었다. 민경양은 편지에 윤영하 소령으로부터 느낀 애국심과 희생에 대한 감동과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
참수리 고속정 357호 정장이었던 윤 소령은 2002년 6월 29일 NLL(서해북방한계선)을 넘어 남하하는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했다. 이 전투는 ‘제2연평해전’으로 불리고 있다.
민 양은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윤영하 소령을 알게 됐다.
민 양은 편지에서 “제 나이가 아직 13살밖에 되지 않아 제2연평해전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우리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의 이름도 잘 모른다”면서도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영화를 많이 보게 되면서 역사에 대해 차차 알아가게 되고, 실제로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윤 소령에게는 “비록 소령님이 돌아가셨지만 이 편지를 꼭 읽어주셨으면 한다”며 “당신은 정말 우리에게 영웅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고, 영원히 편한 곳에서 아무런 힘든 일 없이 편히 계세요”라고 했다.
민 양은 자신의 꿈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이 꿈이란다. 민 양은 “윤 소령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셨다는 게 놀랍고 감사하다”며 “제가 반드시 경찰이 되어서 우리나라 국민을 보호하는 그런 경찰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현충원은 민경양의 편지를 소식지에 게재하고, 2일 민경양을 초청해 윤 소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민 양은 윤 소령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내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비겁한 일이 아닌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나라를 끝까지 지켜주시고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권 원장은 “노민경 학생 편지는 윤영하 소령의 애국심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며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대전현충원을 찾아 국가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 영화 '연평해전' 중 윤영하 소령(김무열 분)이 아버지에게 경례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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