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맞게 적정 거리에 가로등 설치됐지만 전기세 부담에 절반 이하만 운영
화력발전 천국 전기 풍년 충남에서 이게 웬일?… 당국 “다음 주 보수, 요청 시 추가 점등” 약속
▲ 가로등이 고장 나 깜깜한 내포신도시 거리. 차량 불빛이 없는 도로 건너편 인도는 아예 가로등과 나무 등이 보이지도 않는다. |
내포신도시의 밤길을 책임질 가로등의 대대적 정비와 세밀한 운영이 시급하다.
설치 1∼5년차를 맞아 깜빡거리는 등 고장 난 가로등이 수두룩한데도 관리 주체는 무려 5군데나 되는 탓에 보수가 미뤄져 어두운 길거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LH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행정당국에 따르면 내포신도시내 가로등은 모두 1262개, 보안등 259개, 공원등은 672개다.
신도시내 LH가 시공한 구간만 따지면 전체 3단계 중 1단계 개발 완료구간 가로등 294개, 2단계 완료구간 782개 등이다. LH 개발구역 외는 충남개발공사가 시공했다.
준공 후에는 예산ㆍ홍성군으로 각각 관리주체가 바뀐다. 현재 홍성군은 1단계 가로등 구간만 관리권한을 이관 받은 상태다.
이렇게 내포신도시는 총관리자격인 충남도와 예산ㆍ홍성군, 충개공, LH 다섯 개 기관이 복잡하게 얽혀 관리하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문제는 이런 구조 속에서 주민 안전을 책임질 가로등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내포신도시 대부분 지역의 가로등은 격등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 건너 하나씩 등을 켜는 것으로 전기 절약 측면이 가장 크다. 다만 이런 시스템은 가로등이 한두 개 고장 나면 도로나 산책로 한 구간 전체가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다.
당초 내포신도시 가로등은 전체 등을 켜야 길을 모두 밝게 비춰주는 것으로 적정 구간마다 설계됐지만 대부분 절반 이하 점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신도시의 어두운 길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주민 이모(55)씨는 “산책을 하다보면 가로등이 너무 적게 켜져 길이 잘 보이지 않고 남자로서도 혼자 지날 때면 무서울 때가 있다”며 “게다가 깜빡거리거나 아예 안 들어오는 가로등이 너무 많아 일부 구간은 암흑 그 자체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외면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가로등 전기의 수급도 감당하지 못할 전력시스템에 동의하지 않았다. 게다가 충남에는 전국 화력발전소 53기 중 26기가 밀집해 전력을 서울 및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등 전기 풍년 지역이다. 신속한 보수와 더불어 도민들이 다니는 길을 밝게 비춰줄 권리와 의무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기관들은 맡은 구간에 대해서만 보수ㆍ관리를 약속했다.
LH 관계자는 “고장 난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내포신도시 가로등은 컨버터가 내장된 제품으로 LED 전구는 수명이 길지만 이 컨버터가 하자가 있거나 수명이 짧아 교체 시기 또한 짧기 때문에 LH 관리 구역에 대해서는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고장 난 것은 충남개발공사와 함께 보수할 것”이라며 “신도시에 사람이 많이 늘어나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지만, 고장 난 것을 부분적으로 모아서 하려다 보니 다소 늦어졌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어둡다고 하는 부분은 현장에 나가서 확인 후 등을 더 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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