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 도모 차원의 결속력 다지는데 그쳐
최고위원 통한 당권 견제 엿보였다는 평가도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지난 27일 한 자리에 모였다.
좌장인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갑)이 초대한 만찬에 참석한 것. 참석자는 40명이 넘었다.
이 만찬 회동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9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 내부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교통 정리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당권주자가 난립한 가운데 비박계에 당권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런 관측은 빗나갔다.
서 의원 측은 만찬을 제안한 것이 알려지자 동료 의원들의 출마해달라는 권유에 대해 불출마로 결정하게된 것을 사과하기 위한 자리라고 알린 바 있다.
서 의원은 이날 만찬에서도 “출마 요구가 많았는데 사전 연락도 없이 불출마를 결정해 미안하다. 하지만 당의 화합과 단합을 통해 갈등을 치유해야만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또 “오늘 모임을 ‘어떤 대표를 위한 모임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최다선 의원으로서 누가됐든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제가 병풍 역할을 해서 당내 어려운 문제를 해소시키는데 노력하고 여러분과 같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누가 저에게 욕해도 대응하지 않겠다.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여러가지 당내 품격없는 일을 하지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참석자들도 특정 후보를 지원하자는 얘기는 없었고, 당 밖의 시각에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당 대표 출마자들은 아예 초청 대상자에서 제외됐고, 지난 4.13 총선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과 관련된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과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도 빠졌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이번 전대에 진영을 대표할 당권주자를 내세우는 것 대신 후일을 도모하자는 해석이 나왔다.
누구를 밀어주자는 얘기는 없었지만,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모임의 본 의미는 퇴색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정갑윤 전 국회 부의장이 “집권여당의 당 대표가 당·정·청을 제대로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평소에 생각해왔기에 서청원 대표가 적격자라고 생각돼 당 대표 출마를 부탁드렸었다”면서 “뜻을 접어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다. 똘똘 뭉쳐서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보수정권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모아야한다는 일념 뿐”이라고 말한 것은 이 방증으로 해석된다. 박순자 의원(안산 단원을)이 ‘비행기’(비전을 갖고 행동하며 기적을 이룬다)는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권주자 대신 다수의 최고위원을 통해 비박계 당권주자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찬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박계 의원들은 전원 참석했기 때문.
조원진(대구 달서병)·이장우(대전 동구)·함진규(경기 시흥갑)·최연혜(비례대표) 등 친박계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지지를 부탁했다.
중립 성향의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이 참석하기는 했지만, 비박계인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이은재 의원(서울 강남병)은 초대받지 못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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