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진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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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진 학교폭력

  • 승인 2016-07-25 18:01
  • 신문게재 2016-07-25 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사이버폭력 2012년 900건서 지난해 1462건으로
카카오톡 이용한 왕따, 괴롭힘, SNS에 무차별로 사진 뿌리기도




‘떼카’, ‘방폭’, ‘카톡감옥’

특정인을 사이버 공간에서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사이버폭력 행위들이다. 이런 폭력행위는 청소년 사이에서 일반화돼 행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청소년들이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발히 사용하면서다.

사이버폭력은 집단으로 이뤄지거나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 탓에 피해와 후유증이 크다. 그러나 물리적 폭력보다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사이버폭력은 급증하는 추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염동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학교폭력 가해유형별 현황’을 보면 2012년 900건이던 사이버폭력은 지난해 1462건으로 1.62배(562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해·폭행은 1만6525건에서 1만2703건으로, 공갈·금품갈취는 2532건에서 593건으로 줄었다. 협박도 1660건에서 1084건으로 감소했다. 학교폭력이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져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15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초·중·고 학생 17.2%가 “사이버폭력 피해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7.5%는 사이버폭력 가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이버폭력은 현실에서의 폭력이나 괴롭힘이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져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방법만 바뀌었을 뿐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목적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사이버폭력은 과거 명예훼손이나 성폭력이 주였다면 최근엔 카카오톡이나 SNS를 이용한 따돌림, 신상노출, 합성사진 전송, 아이디 도용, 저격글 등으로 발전했다.

피해학생 사진을 무차별적으로 SNS에 게시하거나 나쁜 소문을 내 상대방을 저격하는 등 폭력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사이버폭력도 생겨났다. ‘떼카’는 떼로 카카오톡을 보낸다는 뜻으로, 단체 대화방에 특정인을 초대한 후 단체로 욕을 퍼붓는 행위다.

대화방에 피해학생을 초대한 후 한꺼번에 나가는 ‘방폭’도 있다. ‘카톡감옥’은 피해학생을 계속 초대해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상황이 이렇지만 사이버폭력 상담 인력 대부분은 학교폭력 상담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교육부, 여성가족부, 경찰서 등 신고·상담 통로가 여러 개인데다 사이버폭력을 중독 문제로 연관시켜 사후 맞춤형 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승현 연구위원은 “상담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경우 대부분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등에 대한 상담전문가라 사이버폭력에 대한 전문 상담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피해자에 대한 심층적 지원과 맞춤형 특별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사이버폭력을 막기 위해 인터넷윤리교육, 예방캠페인 등을 실시해 사이버폭력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며 “사이버폭력을 입었을 경우 고민하지 말고 학교전담경찰관이나 학교폭력신고센터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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