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가의집 명칭변경 설문 조작과 대표이사 폭행 건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대전문화재단 팀장급 직원 세 명의 징계 수위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안의 경중이나 의도성 측면에서 차이가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대전문화재단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명칭변경 설문 조작 건과 관련해 AㆍB팀장에게 각각 정직 3개월,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또 대표이사 폭행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에겐 정직 3개월 처분했다.
이같은 징계결과가 알려지자 대전문화재단 안팎으로 징계 수위에 대한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단의 한 직원은 징계 당일 “솜방망이 처분 결과에 의욕 상실을 맛보고 있다”며 “시민을 대표해 재단에서 일하는 게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설문을 조작하고 출장 중 대표이사를 폭행했는데 정직 3개월을 받고 본인 SNS에 설문 투표를 독려한 직원은 감봉 2개월인 것은 납득이 안간다”며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져 문화계에도 나쁜 선례가 남았다”고 덧붙였다.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SNS에 글을 올려서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은게 잘 납득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당 글을 읽어봤지만 특정 입장에 압력을 넣은 것도 아니고 전혀 강제성도 없어 보였다”며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노력이 좋아 보였는데 징계를 받을 사안인지부터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을 공유한 직원도 있던데 그럼 그 직원도 징계 사유냐”며 “어떤 기준에서 징계 처분이 내려졌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징계 처분이 내려진 지 열흘가량이 지났지만 좀처럼 징계 수위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은 B팀장은 최근 재단에 재심청구를 요청해 소명과 함께 징계 사유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대전문화재단 인사위원회의 한 구성원인 시 문화예술과장은 “B팀장의 경우 SNS에 글을 올리면서 어떤 의도가 있건 없건 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본인은 의사표현만 했지 방향에 대해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본인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A팀장과 C팀장의 징계는 당시 외부 인사위원과 상의한 끝에 법적대응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예상해 적정 수준에서 내린 결과”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