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불출마에 상황 변화, 지지자와 19·20 회동 후 결정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이 다음달 열릴 8ㆍ9전당대회 행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홍 의원은 당초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난 11일 당 대표 후보 출마를 발표하겠다고 알렸으나, 정작 당일에는 출마 선언이 없었다. 그는 계획과 달라진 이유로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출마의 초점이 맞지 않는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친박계 후보로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 의원이 불출마함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의미다.
최 의원이 출마했을 경우, 지난 4ㆍ13 총선 당시 일어난 공천 파동 중 하나인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 논란이나 경제 실정 책임론 제기 등을 통해 여론의 주목도를 획득할 수 있고, 당 사무총장을 지냈다는 점에 견줘 대비구도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측면이 컸다는 게 홍 의원 측 설명이다.
그러나 최 의원이 불출마한 뒤 계파를 막론한 다양한 후보군의 등장에 홍 의원이 전대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입지가 부쩍 줄어들었다.
상대하게 될 경쟁 후보와의 대비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동시에 최 의원의 대타로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갑)의 출마론이 대두되자 충청권 유일 후보라는 이점이 희석되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
이런 가운데 서 의원이 19일 최 의원과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의 공천 개입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을 의식한 듯한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상황이 또다시 달라졌다.
하지만, 김용태(서울 양천을)·정병국(경기 여주·양평)·주호영(대구 수성을) 등 비박계로 분류되는 당권주자들도 다수라는 점에서 홍 의원으로서는 출마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홍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자신과 흉금을 털어놓을 만큼 가까운 사이인 전·현직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당내 지지자들과 만나 전대 출마 여부를 논의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20일 오전 충남도의원을 포함한 지방의원들과 조찬모임을 가지는데 이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모임에서도 충청권 인사의 당 대표 출마 여부 및 지지 등을 논의, 의견수렴을 거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서 의원이 나올 것으로 봤는데,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상황이 변했다. 가까운 동지들을 만나 내일 중으로 (전대에 출마할 지를 놓고) 가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공교롭게 오래 전에 잡힌 날짜인데, 충청권 의원 모임에서도 의견을 조율해야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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