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 대 영남독식론 기싸움 양상
14년 만에 대전 충남 출신 ‘경찰 총수’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신명 현 청장(대구 청구고 출신)이 다음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청와대는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했고, 이르면 이번주에 차기 청장 내정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보령 출신인 이팔호 경찰청장이후 대전 충남에선 단 한명의 경찰 총수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충청 홀대론’이 충청 정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충북에선 2012년 김기용 청장이 경찰청장을 지낸바 있다.
충청 인사로는 정용선 경기남부경찰청장(당진)과 이상원 서울청장(보은) 등 2명이 유력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경찰대 3기 수석졸업을 한 정 청장은 기획통인데다 ‘우문현답’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이다. 우문현답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 여러 자리에서 언급한 신조어로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담배와 술을 일체 하지 않아 ‘오해’ 받을 일에 가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게 경찰 내부의 전언이다.
보은 출신인 이상원 청장은 대전청장, 인천청장, 경찰청 차장을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 사람이라는 보이지 않은 혜택도 있지 않겠냐는 말도 나온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충청과 비충청의 구도가 될 전망이다.
대구 경북(TK) 출신의 김치원 인천청장, 이상식 부산청장과 이철성 경찰청 차장(경기 화성), 백승호 경찰대학장(전남 장흥) 등과 경합중이다.
정치권의 기싸움도 예사롭지 않다.
‘영남 독식 인사’라는 비난을 자초하면서 청와대가 다시 TK 인사를 낙점할 지에 대해선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지난 4 ㆍ13총선 참패에 따른 후폭풍에 친박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 조차도 새누리당 당 대표 출마도 못하는 처지에서 4대 권력 기관장 중 하나인 경찰청장을 다시 대구 경북에서 발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여권 내부의 ‘충청 라인’과 ‘영남 라인’을 두고 여러 해석도 나온다.
인사위원장인 이원종 비서실장(제천)과 고위공직의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정진철 인사수석(논산)이 ‘충청’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공주)와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에 출마를 선언한 정용기(대전 대덕),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 역시 충청 출신이다. 당 대표에 출마가 점쳐지는 서청원 의원 역시 천안이 고향이다. 이처럼 여권에 충청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청와대 내부엔 공직 기용을 검증하는 우병우 민정수석(경북 영주)과 경찰 업무를 총괄하는 김재원 정무수석(경북 의성)은 공교롭게 대구 경북 출신이다. 충청과 비충청, 영남과 비영남으로 나뉜 경찰청장 ‘혈전’양상이라는 게 경찰 내부의 분석이다.
신임 경찰청장 내정은 박 대통령이 몽골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18일부터 구체화되고 늦어도 이번 주중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내정이 되면 경찰위원회 동의와 행정자치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