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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들은 정말 공정한 내기를 했을까? 사실상 강압적으로 돈을 빼앗긴 것은 아닐까?”
홍성군 내포신도시 내포중학교에서 내기에 의해 한 학생이 일방적으로 350만 원 상당을 빼앗기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내기대로라면 미수금도 600만 원 상당에 이른다.
학교는 징계를 내리긴 했지만, 학생과 학부모 등 누구 하나 속 시원한 얘기를 하진 않는다.
여기 세 학생이 있다. 중2 동급생이다.
70㎏를 넘는 것으로 보이는 덩치 큰 A 학생은 성격이 순하다고 한다.
60㎏ 상당의 B 학생은 과거 다툰 적은 있지만 평범한 성격.
그런데 C 학생은 40㎏ 정도로 왜소한 데다 많이 소극적인 성격으로 말도 없다.
학교가 설명하는 세 학생의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이 셋은 “우리 공부해야 하니까 PC방에 가지 말자. 가는 거 들키면 벌금 10만 원이다”라는 합의에 의해 내기를 시작했다.
벌금이 늦으면 이자도 있었다.
그런데 세 학생은 모두 PC방을 드나들었고, 벌금을 내야하는 상황.
C 학생은 최근까지 8개월여 간 250만 원의 벌금을 냈다.
그러나 A, B 학생은 벌금을 내지 않았고, C 학생의 벌금을 둘이 나눠 갖기만 했다.
더러 C 학생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여기에 별도의 인터넷 게임으로 인해 C 학생은 100만 원 상당을 또 뜯겨야 했다.
내기로 잃은 돈만 무려 350만 원.
문제는 A, B 학생은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 C 학생 돈을 뜯어내기만 했다는 것이다.
또 A, B 학생은 독촉·압박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참다 못한 C 학생은 부모님께 이 사실을 털어놔 학교에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이 사실을 인지한 내포중은 지난 7일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A, B 학생에 대해 등교정지 5일과 서면사과, 접촉금지, 특별교육 징계를 내렸다.
돈은 학부모들이 변상 의사를 밝혔다고 학교는 전했다.
내포중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조사결과로는 합의에 의해 내기를 했으나 일방적으로 한 학생만 돈을 빼앗겼고 그 액수가 너무 커 문제가 됐다”며 “다만 당사자들과 학부모들이 모두 정확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 거액의 출처 확인 등 정확한 추가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사이에서는 악의 여부는 몰라도 지능적이고 강압적인 갈취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강압적 갈취인지는 모르겠으나 독촉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일방적으로 돈을 빼앗은 것은 맞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충남에서는 179명의 학생 갈취 가해자가 경찰 관리를 받았다.
2014년 101명, 지난해 49명, 올들어 현재까지 29명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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