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선병원 심장·부정맥센터 최민석 소장이 국내 최초로 부정맥 환자에게 방사선 제로(ZERO)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RFCA)을 시술하는 데 성공했다.
최 소장은 부정맥 중에서도 심장 윗부분인 심방에서 발생하는 심방세동을 비롯해 부정맥 환자 20여명에게 X-레이를 사용하지 않고 초음파만으로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으로 호흡 곤란, 가슴 두근거림, 실신 등을 유발한다.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은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해 부정맥을 일으킨 심장 내 이상부위를 절제하거나 괴사시켜 부정맥을 완치·조절하는 치료이다.
국내에서 방사선 없이 심방세동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에 성공한 사례는 최소장이 최초로, 전세계적으로도 ‘제로 방사선’을 구현한 의사는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방세동 시술시간 평균 3시간 30분 중 1시간가량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부정맥 시술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의 최근 심장학 저널 발표에 의하면 일본 내 병원에서 심방세동 1회 시술때 X-레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평균 시간은 2012년 65분, 2013년 57분 등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선이 장기간 누적될 경우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한다. 때로는 즉각적인 피부염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지난 3월 서울대 발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시술을 받은 1347명 중 0.9%에 해당하는 12명이 피부 괴사, 염증 등의 방사선 피부염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소장은 “전세계적으로 모든 의료행위에서 가능하면 방사선 노출을 줄이자는 게 최근의 추세이자 지향점”이라며 “X-레이 없이 초음파만으로 부정맥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하면 임신부나 성장을 앞둔 소아, 노약자 등에게도 적합한 시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지난해에 중부권 최초로 부정맥을 진단·치료하는 전기생리학검사(EPS) 1500례,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 1000례 등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심방세동 고주파전극도자절제시술은 300례를 넘어서며 전국적인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은 시술자의 경험과 기술이 미숙한 경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미국 부정맥학회는 연간 40~50례 이상의 시술경험자나 부정맥 전문병원을 통한 치료를 권유하고 있다. 1987년 국내에 전기생리학검사가 처음 도입된 후 이 검사 및 시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40~50여 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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