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 서대전역 미경유 사태때 지역민 외침 폄훼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의 대전시민 비하 발언 파문이 반(反)국민의당 정서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김 의원이 대전과 악연 사이라는 점에서 국민의당 지역인사들은 민심 이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의 발언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해당 의원을 지지해준 지역 유권자까지 헐뜯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은 김 의원이 지난해 초에는 호남선KTX의 서대전역 미경유로 호남과 단절에 대한 대전시민의 고충을 지역 간 갈등 조장으로 왜곡한 장본인이었던 탓이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 중에 자신에게 항의하는 새1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을 향해 “어떻게 대전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놨나”라며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과 같이 국회의원을 한다는 게 창피해 죽겠다”고 했다.
다른 정당의 의원이라고 해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통해 당선된다는 중대한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정치권과 주민들 사이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모욕’이라고 여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 의원이 대전지역을 우롱한 것은 이번 한 번이 아니다.
그가 지난해 1월 호남선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을 때도 지역에서는 상권 초토화만이 아니라 호남과의 단절로 대전내 30여만 호남향우인들의 왕래 불편 야기된다고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성명 등에서 일부 운행편수라도 서대전역에 존치시켜달라는 지역민의 요구를 두고 ‘천부당만부당한 발상’이라며 폄훼하고 “서대전역 경유는 2000만 수도권 시민과 530만 광주·전남·북 시도민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대전역 경유를 촉구하는 지역민의 절박한 외침을 일부 대전시민과 주변상인들의 요구라고 치부하는 한편, 일반철도의 운행편수를 늘리면 된다는 조삼모사식 미봉책을 던졌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이 전날 성명을 통해 “자신의 지역만 생각한 채 대전에 거주하는 호남지역 출향인이나 여행자의 이동의 자유인 기본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지역주의에 매몰된 행동”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택시기사 오모(58)씨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대표한다는 의미인데, 왜 그런 사람을 뽑았느냐는 김동철 의원의 발언은 대전 동구민을 무시한 것만 아니라 수준 이하로 취급한 것과 다르지 않다”라며 “그렇다면 막말한 김동철 의원을 뽑은 광주 광산갑 지역민은 어떤 수준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김 의원의 비하 발언이 대전에서 반국민의당 정서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4.13총선에서 대전은 27%대 지지율로 국민의당이 제3정당으로 발돋움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이 때문에 비하 발언으로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과 맞물려 당원 모집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참 곤혹스러운 문제다. 여러가지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민 정서를 건드리는 사안이 일어나다니”라고 난색을 표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기 지역구만을 우선시하는 지역패권주의에 기반한 사태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당은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서 해경본부 인천 존치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지역민 정서에 대척점을 세운 바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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