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자치구들이 입시박람회 개최에 열을 올리면서 이를 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주업무 기관인 교육청을 무색하게 하는 자치구의 입시박람회 개최는 주민들에게 입시정보를 제공하는 긍정 평가가 있는 가 하면 한편에선 사실상 단체장의 ‘얼굴 알리기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자치구에 따르면 대덕구는 오는 16일 오후 2시 한남대 서의필홀에서 ‘2017 학년도 대학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1부 필승 합격 수시 지원전략(하귀성 강사), ▲2부 수능까지 4개월 마스터 플랜과 효율적 학습전략(이병훈 강사), ▲3부 2017학년도 한남대학교 입학전형(한남대 입학관리팀) 순으로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최고 수준의 입시전문가를 초청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고 최적화된 전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덕구의 대학입시박람회 일정에는 3부 한남대 입학팀을 제외하곤 모두 사설강사들로 채워져 공공기관이 사교육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대해 대덕구 관계자는 “관내 어려운 여건임에도 전략싸움인 입시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역 수험생 및 학부모에게 대입정보를 제공하려고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구도 지난해 최초로 2016년 대학입시박람회를 연 데 이어 지난달 11일에는 지역 국립대학인 충남대와 협력을 통해 행사규모를 대거 확대해 ‘2017학년도 대학입시박람회’를 개최했다.
유성구가 마련한 입시설명회는 대학별 입시상담 및 맞춤형 1:1 진학상담 프로그램 등 현직 진학상담 교사가 직접 입시코칭을 해 줘 2만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 등이 찾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자치구가 직접 나서 ‘입시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교육청과 지역 대학 등 교육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구가 직접 나서 박람회를 여는 것은 자칫 전시성 이벤트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대학입박람회는 입시에 관심이 높은 주민들이 한데 모인다는 점에서 선출직 구청장들에게는 얼굴알리기용으로 비춰져 당초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당초 목적은 수험생과 학부모 등에게 입시정보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단순히 입시박람회가 아닌 구민들에게 구청장 얼굴 알리기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며 “이를 개최하는 구청장의 경우 주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기 때문에 자치구들이 잇따라 입시박람회를 개최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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