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의 지능을 가진 자폐화가 정명관(가원학교3)군이 전국 미술대회를 휩쓸고 있어 화제다.
정 군은 지난 5월 충북 괴산에서 열린 ‘단원 김홍도 전국 사생대회’를 비롯해 지난달 중도일보가 주최한 ‘전국 환경사랑 학생사생ㆍ문예대회(은상)’,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진행된 ‘대전시장애인기능경진대회(은상)’, 지난 5월 국가기록원에서 주최한 ‘기록사랑 전국백일장(대전시교육감상)’ 등에서 연이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김홍도 전국 사생대회에서는 일반 학생들과 실력을 겨룬 학생부 부문에서 ‘즐거운 괴산 여행’(사진)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3일 오후 중구 오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군의 어머니 양수영(48ㆍ여)씨는 이 같은 연이은 수상에 대회 주최 측과 아들 정 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 씨는 “명관이가 대회에 즐겁게 참가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상까지 받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일반 학생들이 그린 그림보다 정교한 면에서 뒤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명관이의 작품을 예술로 이해해준 심사위원께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 군의 아버지 정철호(48)씨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당장 할 게 없어지는 상황인데 명관이의 경우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 좀 더 개발하고 감각을 깨워서 그림 그리기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군은 지난 2014년부터 미술에 본격 발을 내디뎠다. 초반에는 지하철 노선도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내놓은 것으로 시작해 점차 사람들의 형상을 그려나갔다. 하교 후 매일 그림을 그리는 정 군의 실력은 나날이 발전해 지난 5월에는 장애아트페어에서 생애 첫 작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엔 오는 9월 열리는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고등부 대회를 앞두고 맹연습 중이다.
정 군의 부모는 몇 해 전부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정 씨는 “장애아 부모들은 자식을 돌보기 위해 자식보다 단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며 “명관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더해 아이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 정명관, 즐거운 괴산 여행,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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