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문화 생태계가 다른 만큼 시도별 자체적인 문화통계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오후 중구 문화동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대전문화재단의 상반기 정책세미나 ‘공공정책에 문화예술을 입히다’에서 발제를 맡은 김해보 서울문화재단 정책연구팀장은 “문화정책에서 갈수록 여러 통계와 지표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문화영역은 정량적인 지표화가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각 주체별로 현황 파악과 성과 측정을 해야 한다”며 “동시에 형식적 정량화보다는 제대로 된 ‘가치인식에 근거한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화생활, 얼마나 누리고 있을까’란 주제발표에서 김 팀장 “행정에서 요구하는 ‘숫자’와 성과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계량적인 행사 지표 등에 많이 얽매이고 있다”며 “숫자로 정책의 성과나 결과를 판단하고 가중치를 두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숫자에 매몰되다 보면 결국 다양성이 훼손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통계에 쓰이는 숫자를 어떤 형상을 이해하기 위한 상징으로만 이용돼야 하며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선 어디까지 생활문화에 관심을 둘 건지에 대한 철학과 경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역문화 통계 구축의 바람직한 방향도 제시했다. 김 팀장은 “지역별 정책주체의 자발적 인식에 따라 정책성과 관리가 아닌 지역문화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 지표정의와 데이터베이스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앞서 문화향유실태조사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한상헌 대전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일관된 기준에 의해 지역별 충족 정도를 진단할 수 있도록 고정 지표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주를 이루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와 함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지역문화지표를 현재보다 더 많이 개발하고 설정해야 한다”며 “대전의 경우 ‘과학문화’라는 범주가 지역 문화향유에서 특성화된 지표로 측정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량 지표 자체가 가진 맹점을 해소야 한다”며 “극도로 수도권 집중화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역별 문화기반시설을 측정하는 것은 비교기분의 타당성이 왜곡될 여지가 있다”며 “원천적 불균형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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