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부터 10년 간 대전탁구협회장을 지낸 손 이사장은 2006년부터는 한국 중·고등학교탁구연맹회장을 맡아 봉사할 만큼 탁구에 대한 사랑이 깊다.
손 이사장이 탁구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비록 1년 정도 선수생활을 하고 그만 뒀지만, 이 때부터 탁구의 매력에 푹빠졌다.
사회에 나와서도 탁구에 대한 끈을 놓치 않았던 손 이사장은 1994년 동산 중·고등학교 재단인 행촌학원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면서 지역의 탁구 발전을 위해 탁구부 창단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우여곡절 끝에 탁구부 창단에 성공한 손 이사장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지금의 동산중·고 탁구부로 발전할 수 있었다.
손 이사장은 “창단 과정에서 탁구부가 있던 기존 학교의 견제를 비롯 선수를 영입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현재는 연계 육성을 위한 초등학교 팀도 인근 동문초의 협조로 창단돼 크게 부족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동산중·고 탁구부를 부러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운동 환경이다.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규모가 큰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어 초·중·고 탁구부가 한 곳에서 연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또래가 아닌 한단계 수준이 높은 형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실력을 향상 시킨 선수들은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뽐내며, 대전의 탁구를 전국에 알리고 있다.
손 이사장은 “2001년께 체육관을 짓기 위해 국비 6억원을 확보했지만, 설계를 하고 보니 확보한 예산으로는 규모가 작은 체육관밖에 지을 수 없었다”며 “선수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10억원을 더 투입해 지금의 체육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과 해외교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일본과 호주에 있는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탁구 교류전을 갖고 있다”며 “말이 안통하는 것 만큼 답답한 것이 없다.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원어민 교사의 협조를 얻어 영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던 국제대회가 중단된 것에 대한 아쉬운 속내도 밝혔다.
손 이사장은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를 획득해야 다양한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며 “외국에 나갈 여력이 안 되는 학생들을 위해 그동안 국내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올해는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회가 7회 정도 진행되다가 올해 처음으로 취소됐는데,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손 이사장은 “전국체전은 각 시·도 탁구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를 뽑아 연합팀으로 나오는데, 팀이 하나 밖에 없는 대전은 단일팀으로 나간다”며 “단일팀으로 나가서 우승까지 하는 선수들이 정말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탁구선수는 2000명이 채 안 되는 반면, 일본은 30여 만명, 중국은 3000여 만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일본을 이기고,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며 “선수들이 세계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고, 이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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