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리원, ‘주는 대로 처먹어라’ 막말
학부모, 대전교육청에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
“믿고 맡겼던 급식의 위생 상태가 엉망이었다니 분노가 치밉니다.”
대전봉산초가 ‘불량 급식’으로 논란이 일면서 학부모들이 대전시교육청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26일 해당 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배식대와 식탁 등이 세균 수치를 초과하고, 일부 조리원으로부터 학생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부터 학부모들은 숟가락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조리 도구와 식자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여기에 배식 과정에서 반찬을 조금만 더 달라는 학생에게 ‘주는 대로 처먹어라’, ‘지랄하네’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학부모 식품 검수 당시 영양사와 조리원 간 언성을 높이는 등 불화를 자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학교측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지난 19일 학부모들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학교측과 학부모들은 급식실 구성원 간 갈등이 결국 ‘부실 급식’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어른들 밥그릇 싸움에 죄 없는 우리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끝없는 민원 제기에도 학교와 서부교육지원청 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대전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급식 거부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학교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인사 이동 등은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영양사는 내달 1일자로 휴직을 하지만 조리원은 내년 1월부터 전보 조치가 가능하다”라며 “우선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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