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팀 떠난후 11년만에 코치 복귀 “받았던 사랑만큼 좋은 지도자로 보답”
▲ '마지막 경기 입장' 은퇴경기를 갖는 김은중 선수가 서포터즈들의 축하를 받으며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들어서고 있다.
박갑순 기자 photopgs@ |
대전시티즌의 레전드 '샤프' 김은중(37)이 24일 18년간 뛰어온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1997년 대전시티즌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김은중은 2003년까지 7시즌 동안 대전에서 뛰었으며, 2001년에는 FA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구단 사정으로 인해 2003 시즌 중반 팀을 떠난 김은중은 서울, 제주, 포항 등을 전전하다가 11년 만인 2014년 어려운 구단을 위해 플레잉코치로 복귀해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이라는 선물을 안기고 은퇴했다.
당시 은퇴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지도자 연수를 위해 벨기에로 떠나면서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제10회 이츠 대전 국제축구대회를 통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하프타임에는 김은중 코치의 등번호(18번) 영구 결번 제막식이 진행됐다.
김은중 코치는 도열한 깃발부대 18명을 지나 영구 결번 유니폼이 그려진 곳까지 발걸음을 옮겼고,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영구 결번을 축하했다.
김은중은 “오늘처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줘 감사하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며 “언젠가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돌아오겠다”고 흐르는 눈물을 참으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후반 8분 구스타보와 교체 투입된 김은중은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잊지 못할 마지막 골을 기록,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김은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행복하게 은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중도일보, 대전시티즌, 스포티즌, 투비즈 팀에 감사하다”며 “마지막에 골을 못 넣었으면 미련이 많이 남았을 것 같은데,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진 세리머니는 후배들이 미리 준비한 것 같다”며 “만약 골을 넣지 못했다면 후배들에게 미안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은중은 또 “처음에는 덤덤했는데, 저를 응원하기 위해 온 팬들을 보니까 마음이 울컥했다”며 “그동안 받았던 사랑과 응원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준비를 잘해서 지도자로 돌아와 받았던 사랑을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위권 팀이 아닌 하위권 팀으로서 많은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서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선수때 만족시키지 못한 것은 훌륭한 지도자로 돌아와서 보답하겠다. 퍼플크루가 K-리그에서 당당하고 멋있는 최고의 행복한 서포터가 될 수 있도록 준비잘해서 돌아오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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