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특정의견 설문유도ㆍ독려 문자 보내
지도ㆍ감독 소홀 市문화예술과 직원 문책 요구
대전 ‘예술가의집’ 명칭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 조작의혹이 대전시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진 ‘예술가의집 명칭변경 설문조사 조작의혹’, ‘제주 행사 참석자 폭행사건’과 관련,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대전문화재단에 대해 특별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예술가의 집’ 명칭변경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대전문화재단 일부 직원들이 특정의견으로 설문참여를 유도하거나, 독려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대전문화재단 직원 A씨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3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당 팀장 B씨의 지시에 따라 같은해 7월 1일 재단 직원 33명에게 명칭변경 반대의견으로 설문 참여 및 중복 참여를 유도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1일부터 9일까지는 설문조사에 중복참여가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B팀장은 본인이 지휘자로 있는 합창 단원에게 명칭변경 반대의견으로 설문에 참여토록 독려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C팀장으로부터 A직원의 문자 메시지 발송 사실을 보고 받은 대표이사도 설문 의혹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팀장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술가의 집’ 명칭이 특정인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명칭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전시 문화예술과에서는 ‘예술가의 집’ 명칭변경 설문조사에 대해 특정의견으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도록 문화재단에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3일 ‘대전예술가의 집 명칭변경 설문조사 신뢰성 의문’이라는 모 언론보도 사실을 대전문화재단에 확인해 일정기간(지난해 7월 1~9일, 274명)동안 설문중복참여의 개연성을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진위파악 및 검토를 하지 않는 등 대전문화재단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제주 라마다함덕호텔에서 개최된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창립 총회에 참석한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와 D팀장은 20일 공식일정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11시께 3차의 술자리에서 술이 만취된 상태로 D팀장이 대표이사의 얼굴을 가격하고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인 것도 사실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전시 감사관실은 예술가의 집 명칭변경 설문조사를 공정하게 집행하지 못하고 공적인 행사에 참석해 물의를 일으킨 대전문화재단 임·직원들과 이와 관련 지도ㆍ감독을 소홀히 한 시 문화예술과 직원들을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또 대전문화재단 임·직원들의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도록 시 문화예술과에 의견을 전달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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