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중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은 노인이기도
인구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와 함께 고령보행자 사고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경찰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65세이상 노인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08년 1만건대를 진입한 뒤 매년 1000건가량 늘더니 2014년 2만275건으로 2만건대를 넘어섰고 지난해 2만3063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2008년 559명에서 연평균 10%씩 늘고 있는 추세다.
2003년부터 최근 10년동안 전체 교통사고가 10.3% 감소하는 사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3.9배 급증했다.
2001년 36만명 수준이던 노인운전자는 2013년 186만명으로 5배가량 빠르게 증가했는데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보통 65세 이상부터 교통신호가 바뀔때 페달을 옮겨밟는 시간이 늦어지고 장애물을 피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노인 운전자들은 자신을 고령자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하철역 입구를 지하주차장으로 오인해 진입하거나 운전부주의로 호텔로비 현관문을 들이받는 사고들은 모두 70∼80대 운전자가 낸 것이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을 손질해 70세이상 3년주기(비사업용운전자) 등으로 고령자의 운전면허 갱신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등 해외 교통선진국들은 이미 고령화 정도에 따라 면허갱신기간을 줄여 시행하고 있다.
70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선 정기적성검사를 할때 인지기능검사를 추가하는 등 검사내용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시적성검사에 필요한 의료정보 제공기관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 등을 포함시켜 노인성 질병에 대한 정보공유확대도 검토해봐야 할 단계다.
보행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1982명 가운데 절반가량(951명·48%)이 65세이상으로 노인보행자사고도 문제다.
65세이상 인구 10만명당 15.6명이 보행중 숨지는 것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3명)의 5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노인 보행자 특성상 무단횡단을 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시장 공원 등 고령자 통행이 많은 지역을 고령자 보행습관을 고려해 맞춤형 보행환경으로 개선하고 차량 제한속도를 하향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경찰과 지자체 등에서 고령자 대상 교통안전교육을 시행중이지만 교육콘텐츠에 대한 전문가 감수 등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 민간연구기관 공동으로 고령자 눈높이에 맞는 교통안전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노인교통사고에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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