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후 기뻐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 한화이글스 제공 |
매 경기 불꽃 튀는 승부로 팬들 마음 사로잡아
‘마리한화’. 중독성 높은 한화 이글스의 야구가 돌아왔다. 초반 극도의 부진을 떨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19일 경기 전까지 25승1무27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든지 탈꼴찌를 넘어 중위권까지 진입할 수 있다. 9위 KIA 타이거즈와 반 경기차로 따라붙었으며, 4위 SK 와이번스와도 5.5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독보적인 꼴찌로 추락했지만, 지난달 25일까지 11승1무31패로 승패마진이 무려 ‘-20’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달 26일 넥센 전 승리 이후 달라졌다. 한화는 최근 20경기에서 14승6패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 한화는 5연승과 6연승을 한 번씩 기록했다.
지난 주중 KT 위즈와의 탈꼴찌 싸움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넥센과의 청주경기에서 다시 1승을 추가하면서 한숨을 돌린 상태다.
한화 상승세의 원동력은 선발진에 안정이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됐었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데다 기대를 모았던 김재영, 김민우 등 젊은 투수들이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화는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하며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한화는 로저스 합류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로저스가 부상 여파로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선발 한 자리를 버텨주면서 마운드 운영에 숨통이 틔었다. 여기에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선 윤규진, 장민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선발 마운드가 안정됐다.
선발진의 안정은 불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던져주면서 불펜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던 박정진, 송창식, 권혁에 FA 정우람, 심수창이 가세하면서 리그 최강 불펜을 구축했다. 6월 들어 불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타선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중심타자 김태균, 로사리오가 완전히 살아났다. 6월에 김태균은 타율 4할7리 2홈런 13타점을, 로사리오는 타율 3할8푼7리 5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이용규와 정근우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하주석, 양성우, 송광민 등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힘을 보탰다.
허리 수술 이후 복귀한 김성근 감독은 코치진과 선수들 간 소통을 통해 신뢰 쌓기에 주력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경기를 진행하면서 기회를 살릴 수 있고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됐다”면서 경기에서 계산이 서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내줘 계산이 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화의 달라진 모습에 팬들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8일 청주 홈경기에 1만여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4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8번째 매진이다.
시청률도 연일 고공행진이다. 4일 대구 삼성전은 시즌 프로야구 최고 시청률(케이블 기준)인 2.81%가 나왔다. 5일 네이버 포털 실시간 중계는 27만여 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매 경기 짜릿한 승부에 온·오프라인 전부 들썩였다. 지난해 ‘마리한화’의 재림이다.
초창기부터 한화 팬인 김진수(34·둔산동)는 “올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면서 “최근에 경기를 보고 있으면 좀처럼 질 것 같지 않다. 막판까지 기대를 하게 된다. 한화 야구 보는 낙으로 산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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