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고개 인도 단절돼 보행자 사고위험에 무방비

  • 사회/교육
  • 환경/교통

불티고개 인도 단절돼 보행자 사고위험에 무방비

  • 승인 2016-06-14 17:51
  • 신문게재 2016-06-14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복수·도마동-정림동 불티고개 인도 없어 시민들 위험 노출

보행자, 자전거, 휠체어 등 아슬아슬하게 차도로 통행


‘불티고개.’ 서구 복수·도마동과 정림동을 잇는 고개다. 오가는 차량 뿐만 아니라 지나 다니는 보행자도 많다. 그런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만이 크다. 정림동 방면 고개 부근에 인도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보행자들은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차도 위를 걷는다. 운전자들은 차도 위를 걷는 보행자에 놀라 급히 속도를 줄이거나 급정거하기 일쑤다.

인도가 없는 구간은 서구 정림동 1-1번지 한 주유소 앞. 14일 오전 현장을 찾았다. “인도가 없어 보행자, 운전자 모두 위험하다”는 이들의 불만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도마동 쪽 남부소방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림동 방면으로 걸었다. 고개를 넘자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0m 정도 걸었을까, 이어지던 인도가 끊겼다.

인도는 온 데 간 데 없고 배재대와 둔산동으로 향하는 차도(배재로)와 주유소 진입로만이 눈에 들어왔다.

인도가 사라진 구간은 50여m. 이 구간을 직접 걸어봤다. 왕복 8차선 도로인 만큼 차량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이 중엔 시내버스나 덤프트럭 등 대형차량도 많았다.

몇 걸음 떼기도 전 자꾸 뒤를 돌아봤다. 불안한 마음에서다. 차량 3~4대가 빠르게 질주하며 기자 옆을 지나쳤다. 차량이 울린 경적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차도가 아닌 주유소 안쪽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 때문에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반대편 인도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역시 차도와 주유소 출구에 맞닿아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이곳엔 차량과의 충돌을 막아줄 안전시설은 어디에도 없다. 보행자들이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자전거나 전동휠체어로 통행하는 시민들도 많아 안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남모(56·여)씨는 “정림복지관이나 가수원복지관을 가기 위해 자주 이곳을 지나가지만 하루도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제발 안심하고 걸을 수 있게 하루빨리 시에서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40)씨는 “출퇴근 때문에 불티고개를 매일 넘어가는데 차도를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고 급히 속도를 줄인 적이 많다”며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도 불편하고, 위험하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실제 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4월 12일 한 시민이 이곳을 지나다 차량과 부딪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같은 달 14일 다른 시민은 자전거로 통행 중 뒤에서 오는 차량과 충돌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인도가 단절돼 보행자나 자전거이용자, 운전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교통사고 위험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인도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사실이지만 현재 부지 소유주와 토지수용 소송이 진행 중이라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