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석초 학습준비물지원센터 |
8일 대전반석초 학습준비물지원센터.
쉬는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실로폰 주세요” 라며 손을 내민다.
교실 한 칸 규모로 마련된 이곳에는 탬버린부터 줄넘기, 크레파스, 수수깡 등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문방구 같다.
반석초는 교육활동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영세문구점 등에서 미리 구비해 전교생이 공동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이 미리 신청서를 제출하고 사용 후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습준비물 비용은 학교운영비에 포함돼 학교장 재량에 따라 탄력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반석초는 가정으로부터 잉여 물품을 기부받아 절약한 예산으로 학급에 필요한 텔레비전 등을 구입했다.
실제 지난해 대전지역 학습준비물 지원금이 학생 1인당 2만8553원이지만 반석초는 1만712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부현황을 살펴보면 문구류와 미술재료, 악기류 등 총 1617점으로 학부모들의 자발적 참여율이 높다.
반석초는 학습준비물지원센터에 별도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학부모 자원봉사까지 이끌어냈다.
학부모 도우미 109명은 한 학기에 2번꼴로 학교에 나와 오전 8시40분부터 점심때까지 학급에서 신청한 학습준비물을 챙겨 보내주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학년 자녀를 둔 최보영(28) 학부모는 “때론 아이가 준비물을 빠뜨리고 학교에 가면 난감했는데 학습준비물지원센터가 있어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보관하던 물품을 학습준비물지원센터를 통해 공유할 수 있어 중복구입이 사라져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다만 학습준비물지원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아이들이 준비물을 챙기는 과정을 통해 배우는 자기주도적 습관 등의 교육 기회가 상실됐다는 우려도 있다.
박주삼 반석초 교장은 “리코더나 단소 등은 교사와 함께 깨끗이 씻어 말리는 등 아이들이 ‘내 물건’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은 학습준비물지원센터 업무를 마친 후 학교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급식실도 점검하는 등 학교 참여도가 활성화됐다”고 평가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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