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알바 ‘행정체험’ 기회로 경쟁률 치열
취업난에 ‘관련 경력자’ 선호로 일자리 부족
근로계약서 꼭 작성… 수당 등 꼼꼼히 살펴야”
#1. 대학생 구지영(여·20)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과 커피숍 등 7군데에 전화를 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 씨는 “채용 공고를 보면 거의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어 경력이 없는 사람들은 면접조차 볼 기회마저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2.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꿀알바’로 불린다. 대학 졸업반 임석모(26)씨는 “시청이나 구청, 동사무소 아르바이트는 취업 이력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너나 할 것 없이 지원한다”며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아르바이트 자리를 공유했지만 요즘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 속에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달 여름방학을 맞는 대전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대기업 인턴부터 관공서, 음식점, 주유소 등 ‘일자리 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대전시가 대학생 아르바이트 공고를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50명 모집에 1609명이 몰려 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과 산하기관 아르바이트의 경우 행정체험이라는 경력을 쌓을 수 있고 최저임금보다 높은 보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도 인기다.
하지만 경쟁률이 워낙 높고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편의점과 음식점 서빙, PC방 등 단순노무 아르바이트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마저도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해야 한다.
지역의 A대형마트는 화장품 및 주차 관리 등 10명 모집에 300여 명이 몰려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령대는 다양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취업준비생 등도 시장에 가세하면서 대학생들의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게 사장들은 따로 교육시간이 필요 없는 ‘관련 경력자’를 선호하다보니 대학생들은 ‘열정페이’까지 감수하며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리고 있다.
엄균용 알바노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단기 아르바이트라 하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나중에 급여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사업장에서 ‘주휴수당’을 간과하고 있는데, 15시간 이상 일하고 일하기로 한 날 모두 출근했다면 주휴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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