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위탁판매업체 현금 결제, 배달서비스 진행 불가 탓
대전시 중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신용카드 한 장을 들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러 집앞 슈퍼를 방문했지만, 슈퍼 주인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쓰레기봉투 품목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씨는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 된 요즘 이상하게도 종량제 봉투만은 카드결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면서 종량제 봉투는 일상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입에 있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들이 늘고 있다.
31일 자치구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 2014년 계약을 통해 새마을 금고, 신협 등 19곳 위탁판매소와 계약을 체결, 쓰레기 봉투를 보급하고 있다.
중구는 5ℓ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159원에 위탁판매업체(공급대행자)에 판매하고 있다. 위탁판매업체인 새마을금고 등은 소매점(판매점)에 160원에, 소매점은 소비자에게 170원에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고 있다.
대전시 중구 폐기물관리 조례에 따라 공급대행자는 1.2%, 판매소는 6%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게 중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소매점들이 카드 수수료와 낮은 판매 수익 등으로 종량제 봉투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카드 결제때 소매점이 카드회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3% 상당인 반면, 종량제 봉투의 이윤은 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봉투 구입과 계산서 발급을 위해선 직접 위탁판매소 등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유성구, 대덕구 등은 종량제봉투 배달 시스템 도입으로 소매인들에게 직접 배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중구지역 소매점주들은 위탁판매업소로 직접 구매를 하러 가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종량제 봉투를 카드결제 할 경우 사실상‘제로 마진’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중구지역 소매점들의 입장이다.
중구 태평동 A슈퍼마켓 주인은“종량제봉투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직접 새마을금고에 가서 현금을 주고 사와서 판매하고 있어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나가기 때문에 영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덕구 등 다른 구는 슈퍼마켓 등에서 종량제봉투가 필요하다고 하면 가게까지 배달해 주는데 중구에서는 위탁판매업체로 직접 와서 사라고 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불편함을 표출했다.
이에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타 구의 경우 한 업체에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배달 시스템이 운영되지만, 중구는 19곳의 위탁판매업소가 있기 때문에 소매점들이 인근에서 구매토록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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