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10명 자신만의 특색있는 가게 오픈
오랜 준비과정 거친 만큼 잘 해내겠단 각오
31일 오전 10시 대전 유천전통시장. 조용하던 시장이 모처럼만에 북적북적했다.
청년 CEO 10명이 한 데 모인 ‘청춘삼거리’가 오랜 준비 끝에 문을 열면서 시장에 젊은 열기가 흘러넘쳤다. 전통찻집부터 뒷고기, 막걸리, 치킨·피자 등 젊은이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가게들이 멋스럽게 구색을 갖춰갔다. 청년 CEO들은 오전부터 바삐 움직이며 가게 준비를 서둘렀다. 지난해 9월부터 ‘열정’이란 단어 하나만으로 서로 어깨를 매만지며 독려한 결과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39살의 다소 늦은 나이로 창업의 꿈을 이룬 정재은 씨는 한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치킨을 튀겨냈다. 노릇노릇하고 먹음직스럽게 생긴 치킨들이 정 씨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 옛날 통닭 6900원, 후라이드 1만 1000원, 양념치킨 1만 3000원으로 일반 프렌차이즈 치킨집보다 싸다.
정 씨는 “새롭게 가게를 차린 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며 튀겨진 닭의 기름을 탈탈 털어냈다.
전통찻집을 차린 배성훈(26) 씨는 가게를 쓸고 닦으며 손님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전통차 하면 빠질 수 없는 감미로운 음악 선정과 테이블을 닦으며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일찌감치 창업 전선에 뛰어든 만큼 정직한 재료와 맛, 청결함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다. 그는 “6개의 테이블로 빽빽함 보다는 여유로움을 강조했다”며 “전국 각지에서 공수해온 재료들로 소비자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찻집으로 거듭나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떡과 빵을 주메뉴로 선정한 서윤민(29) 씨 가게는 가지런히 놓은 떡과 빵, 잼들이 꽃 단장을 하고 손님을 기다렸다. 서 씨는 주방과 가게를 동분서주하며 갓 만들어진 빵들을 포장했고, 빵과 떡을 자식처럼 바라보며 뺨에 흘러내린 땀을 소매로 훔쳤다.
서 씨는 “대전시와 중소기업청의 도움을 받아 나만의 가게를 차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내걸린 가게 간판을 바라봤다.
청년 CEO들은 시장 상인들과의 화합을 위해 가게에 쓸 재료를 유천전통시장에서 구매 중이다. 상인들과 상부상조하며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시장상인들도 바람만 불던 시장에 젊은 피가 수혈돼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종태 유천전통시장 상인 회장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겠다”며 “젊은이들 덕분에 시장이 북적북적해져 기쁘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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