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31일 새누리당과 국회 원 구성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법정기한인 다음달 7일 국회의장 선출 자유투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와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박완주 원내수석은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자꾸 국회의장을 달라고 하는데 그럴 것 같으면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을) 자유투표로 해버리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원 구성 시한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새누리당이 탈당한 의원들을 복당시켜 1당을 만들어 국회의장을 하겠다는둥 자꾸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4.13 총선 결과 더민주는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 국민의당은 38석을 확보한 가운데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관례상 더민주가 의장을 맡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왔다.
하지만 전날 새누리당 의총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복당시켜 새누리당을 1당으로 만들어 국회의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등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원내수석은 “원래 법에는 국회의장은 자유투표로 선출하게 돼 있는데 현재는 정치적으로 합의하고 조율하는 과정 아니냐”며 “원 구성 법정 시한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판을 뒤집으면 원칙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새누리당이 일부 탈당 의원들을 복당시켜 124석 이상을 확보한다고 해도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이 넘기 때문에 두 야당의 의지대로 국회의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위적인 원내 1당을 만들려는 새누리당에 일침을 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야당 원내수석의 워딩(발언)이 좀 쎄졌다고 (보도)하라”며 “오늘부터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협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122석)과 더민주(123석), 국민의당(38석) 의석 분포를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새누리당은 국회의장과 부의장(2명) 중 한 자리도 얻지 못할 수 있다.
두 야당이 공조를 해서 부의장 자리를 여당인 새누리당에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엄포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두 원내수석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분리하고 이를 여성가족위원회와 통합하는 방안에도 의견을 함께했다.
환경노동위원회의 분할은 분할 및 통합 구성의 어려움으로 논의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
두 야당이 합의를 했음에도 국민의당이 원구성 협상에선 단순히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캐스팅 보트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협상을 주도하는 선도정당을 선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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