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은 국가에 헌신할 방안 숙고할 것
“막상 정치를 떠나는 입장이 되니 나라가 걱정된다. 대한민국을 위해 저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헌신할 것인지 숙고하겠다.”
새누리당 강창희<사진> 전 국회의장이 정계를 은퇴했다.
강 전 의장은 지난 2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은퇴식을 열었다.
군 출신인 강 전 의장은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지난 1983년 11대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하며 정계에 입문해 6선(11·12·14·15·16·19대) 의원을 지냈다.
지난 1995년에는 자유민주연합으로 합류했고,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과학기술부 장관도 역임했다.
이런 가운데 당 총재였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추진한 의원 임대에 반발, 제명을 당할 정도로 원칙주의자 면모도 보였다.
한나라당 입당 후 최고위원도 지냈지만, 지난 17대 선거에서 탄핵역풍과 세종시 이슈로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의 지지도가 높아지며 당시 후보였던 권선택 대전시장에 석패했다.
18대 선거에서도 지역주의를 내세운 자유선진당의 돌풍에 당을 옮겨 출마한 권 시장에게 재차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19대에서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유세로 8년만에 여의도에 재입성하는 등 재기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반기 국회의장에도 선출됐다.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으로서 그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여야간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기 위해 부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강 전 의장을 차기 총리의 적임자로 거론한 것이 이 맥락에서다.
그는 지난 4.13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한 혁신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도 물망에 오른 바 있다.
그는 국비 예산 확보에 필요한 물밑 지원으로 지역 발전의 일익을 담당키도 했다.
이처럼 영광과 좌절 모두를 겪은 강 전 의장의 정치권에 대한 소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은퇴식에서 “정치권이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과 진실을 반영하는 민심의 정확함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정치권과 정부의 사고의 틀은 그대로”라고 평했다.
그는 “정치권은 아직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편견과 오만에 잡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성장엔진이 멈추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찾고 작은 파편에도 국론이 분열됐으며 계파와 지역주의 정치에 (정치권이) 리더십을 잃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또 “대의를 위해 소의를 버리고, 큰 정의를 위해 작은 정의를 버리는 지혜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전 의장은 은퇴 뒤 구상에 대해 “다가올 통일문제에 대해 확고한 비전을 만들어내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송사할 기회를 찾아 온몸을 던져 희생하겠다”고 했다.
은퇴식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정윤숙 의원(비례대표), 이은권 대전 중구 국회의원 당선자, 그와 함께 19대 국회 전반기 야당 몫의 부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 염홍철 전 대전시장 등이 참석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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