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전 폐기물 이송 관련 안건은 보고도 안돼
<속보>= 방사성 폐기물이 대전으로 이송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가 무늬만 소통 기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본보 5월 27일자 2면 보도)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는 정부차원에서 원자력시설 안전 점검을 하고 관련 정보를 시민과 공유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민관 협의체로 원자력안전위원회(1명)와 원자력안전기술원(1명), 대전시와 유성구가 추천한 주민대표, 환경단체 관계자, 공무원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 본부에서 제5회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가 열렸다.
당시 주 안건은 소듐냉각고속원형로시험시설 추진현황과 제4회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 개최결과 등 2건으로 형식적 안건이었다.
대전 지역민들과 공유됐어야 할 ‘서울 연구용 원자로 1호기의 방사성 폐기물 대전 이송 관련 건’은 중요안건으로 분류되지 못해 논의는커녕 보고나 통보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주 동안 이뤄지는 서울에서 대전으로의 방사성폐기물 이송은 깜깜이 이송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본보가 입수한 회의 개최 전 미리 위원들에게 보내진 ‘제5회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 개최 계획안’에서도 서울폐기물 대전 이송 건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었다.
또 17명의 위원 중 16명이 대전에서 거주하기에 영광에서 열린 제5회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는 단 9명만이 참석했다.
참석률은 겨우 50%를 넘어섰다.
이는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가 무늬만 소통기관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이유다.
지난 1년간 네 번 열린 회의도 실제 지역민 위주의 안건보다는 원자력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에서 준비한 일방적인 보고나 통보 차원에서 협의회가 진행됐다는 지적이 많다.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에는 시민과 지역민이 포함됐지만 감사 권한이나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무늬는 정부와 지역민들과의 소통기관이지만 정부의 일방적 통보, 보고 기관인 것이다.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 구성원 A씨는 “이번 ‘서울 방사성 폐기물이 대전 이송’ 사실을 협의회 구성원인 나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면서 “이러한 중요한 사안은 제5회 회의 때 꼭 이뤄졌어야 하는 보고였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협의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 사안으로 그 심각성을 느꼈다”며 “협의회는 주민 알권리 보장기능, 감시기능, 논의기능 어느 것 하나 보장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협의회를 개최하기 전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위주로 회의의 안건을 뽑고 있다”며 “주민과 소통하는 기구이긴 하지만 정책 사항 등을 보고하는 기관이지 논의를 하거나 결정하는 역할은 없다”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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