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가계 빚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20조원 넘게 늘면서 12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분기말 가계신용잔액은 122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0조6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1분기 1098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사이 125조4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과 신용판매회사 등을 통해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진 빚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가계대출은 1158조5000억원으로 20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예금은행을 제외한 비은행권 대출이 15조원(72.8%)에 달했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물론 보험,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도 1∼3조원씩 가계대출이 늘었다.
또 1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7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으나 3월말 잔액은 102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소득심사 강화와 비거치 분할상환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지난 2월 서울·경기권을 시작으로 5월에 전면시행된 데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은행권 문턱을 넘지못한 가계가 높은 이자를 감수하면서 제2금융권 대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내놓은 ‘최근 가계부채 동향 및 향후 관리방향’은 7월부터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은행 수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이런 풍선효과를 차단한다는 게 핵심이다.
상호금융권도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비중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비주택담보대출을 점검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섰다.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은 5.1%로 은행권(39.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국내 경제·금융의 위험요인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