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VS환경단체 엇갈린 주장…도수로, 댐 건설 등 번번이 마찰
도, 예타 면제 추진 ‘속도전’…환경단체, 철저 검증 ‘견제’
충남 서북부 장기 가뭄 대비책의 일환인 해수담수화와 댐 건설에 대한 행정당국과 환경단체의 주장이 계속 엇갈리면서 이에 대한 공론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충남도 등은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반면, 환경단체는 더욱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견제했다.
이전에도 댐과 도수로 건설 등으로 양측은 번번이 대립했는데, 최근 천안 다목적댐 건설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22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도는 현재 서산 대산단지 물 부족 문제 해결책으로 해수담수화 시설을 수자원공사와 공동 추진 중이다.
대산단지는 매년 4조 5000억 원 상당의 국세를 납부해 국가적으로 중요 시설로 간주된다.
때문에 당국은 대산단지가 가뭄으로 멈추면 피해가 크다는 판단에 예타까지 면제해 서둘러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립하려는 것이다.
예타를 거치면 최소 2022년 이후 활용이 가능하지만, 면제 시 3년 정도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내년부터 일 5200t 상당, 2020년부터는 8만 7700t 정도의 공업용수가 대산단지 내에서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충남 서북부 가뭄의 대안인 댐 건설은 반발이 크다.
한 예로 청양 지천댐(장평면 화산리) 건설은 2001년과 2013년 정부가 추진하다 무산됐다.
댐이 건설되면 청양 특유의 자연환경과 마을, 지역 공동체가 파괴돼 군 존립 자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성토 때문이다.
최근 천안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한 오곡지구 댐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즉각 중단 요구도 있었다.
단체는 이 지역 인근에 백제 초도 흔적이 남아 있고, 녹지자연 8등급 이상의 우량 녹지가 산재한 곳임을 강조했다.
이런 사안들과 관련 도는 “수공과 국토부에 예타 면제를 도와 달라는 입장”이라며 “예산과 기술이 수반되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천댐과 관련해선 “여론이 안 좋으면 국가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빗물 저장 등의 대안에 대해선 “대형화가 안 돼 어렵다”고 부정적 견해를 냈다.
서산시는 해수담수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지역 맹정호 도의원은 예타 면제에 따른 신속한 추진을 주장했다.
청양군은 환경 파괴와 더불어 제한구역 지정, 상습 안개 발생 등의 이유를 들며 댐 건설 반대를 현재까지 분명히 했다.
수공은 “해수담수화는 도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댐은 도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양흥모 충남대전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예타를 안 한다는 것은 검증과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최소한의 장치도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피해는 국민, 지역민에게 돌아가고 행정에 대한 부담으로도 작용 한다”며 “검증을 해서 관련 사업의 효과와 환경적 영향 등을 따져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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