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이철연 “빛나는 실버의 삶… 부지런히 일해야"

[휴먼]이철연 “빛나는 실버의 삶… 부지런히 일해야"

“시대가 달라졌다” 새 노인상 정립…재능기부 봉사 등 지역에 나눔활동 존경받는 노인사회 구현 앞장 서고…부양의 수동적 역할서 리더로 도약

  • 승인 2016-05-18 19:41
  • 신문게재 2016-05-20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휴먼스토리]이철연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장을 만나다

이철연 (사)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장<사진>이 20일 오전 11시 중구 테미로 26번지에 위치한 대전광역시 노인복지관 별관 대강당에서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이철연 회장은 대전시청 국제협력과장 재직 당시 '신용보증재단'을 만든 주역이고, 대전직할시 준비단 총괄준비단 실무자로 계룡대와 유성구청을 개청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렸던 유능한 공무원 이철연 회장은 퇴직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아름다운 실버세대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웰빙의 완성은 웰다잉'이라고 강조하면서 각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웰다잉에 관한 소양교육을 시켜주는 대전웰다잉연구소 대표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을 평생의 과제로 삼고 '웰다잉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 회장은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삶의 주인공인 덕분에 고희가 지났어도 여전히 젊음과 활기가 넘쳐 흐른다.

이철연 회장을 지난 4일 오전 (사)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 회장실에서 만나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하는 소감과 대전웰다잉연구소 대표로서 하는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이 회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소감을 들려주실까요?

▲(사)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가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과 격려를 잊지 않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눔과 베풂을 통한 건강한 100세 시대 구현'을 위해 노력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연합회로 만들고 이끌어가겠습니다. 저는 노인회 회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부양 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새로운 노인상 정립'입니다.

연합회의 과도기 난국을 바로잡고 대전시연합회를 새롭게 건설하기 위한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습니다. 야구에서 위기 상황에 투입되는 '대타자'의 입장에서 헌신적인 심부름꾼으로 앞장서겠습니다. 노인권익신장과 노인복지 증진은 물론 연합회 위상을 재정립시켜 나가기 위해 저의 후반기 인생을 다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2011년도에 생명나눔실천본부에 뇌사시 장기와 안구, 인체조직, 시신 기증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 지갑엔 생명나눔회원증을 넣어갖고 다닙니다. 시신 기증을 하면 100명에서 150명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니 제가 죽어도 영원히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신 기증을 하고 나니 마음을 비울 수 있고, 욕심이 안생깁니다.

저는 전임 선배 회장님들께서 추진하신 공약사업과 업적 중에서 모범적인 시책이나 정책은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 미비한 부분은 연구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새롭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건강한 노인사회, 행복한 노인사회, 존경받는 노인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노인이 살기 좋은 사회, 실천하는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를 만들어가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을 것입니다. 연합회 회원은 물론 대전 시민 여러분들 또한 노인연합회 노인복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회장님, 11대 연합회장 임기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실 계획이신지요?

▲예. 어르신들의 소득 보장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연합회 종합복지센터 건립 추진에 힘쓸 생각입니다. 또 노인교실과 경로당 운영을 활성화 시키고 회원 배가 운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노인자원봉사 증진과 '노노케어' 활성화에 힘쓰고 연합회 복지기금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합회 각종 수당과 직원들 급여 현실화에도 힘쓸 것입니다.

우선 노인소득 보장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치단체와 관내 대 중소 기업체와 협력해나갈 생각입니다. 또 연수원 시설을 포함해 연합회 종합복지센터 건립을 추진하겠습니다. 저는 2014년도 노인연합회 사무처장 재직 당시에 인천과 경기도 연합회 등 시도 연합 견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 왔습니다.

앞으로 5개 구 지회장님들과 함께 대전시장님을 만나 연합회 종합복지센터 적정 부지를 협의해 선정하고, 대전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만나 연합회 부지 매입과 건립비의 국비 예산 지원 약속을 받을 예정입니다.

대전연합회는 전국에서 회원 가입 비율이 하위 수준입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원로분들과 유명 인사 등 다양한 인재를 영입시키기 위해 5개 구 지회장님과 임원님들과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 활동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중앙정부나 대한노인회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이 '노노케어'인데요. 그동안 갈고 닦은 노인들의 '재능나눔 봉사활동'과 노노케어를 통해 존경받는 노인상을 정립시켜 나가겠습니다. 연합회 복지기금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네트워크 협력을 통해 후원회를 조직할 생각입니다.

-회장님은 고령화시대의 바람직한 노인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노인상은 고령화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이자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노인 스스로 권익 신장과 존경받는 노인상 추구를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대전노인연합회는 대전광역시의 대표적인 '어른단체'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11대 연합회장 임기동안 노인복지 시책으로 노인권익신장과 존경받는 노인사회를 확립시켜 나가는게 제 사명이고 목표입니다. 노인 스스로가 노인사회의 자조력(自助力)을 사회에 알리는 '재능나눔 봉사활동과 홍보사절역할'에 최선을 다해야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대한노인회, 지자체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하죠. 또 각급 지회 경로당에서 해당 지역 출향인사들을 자랑스러운 고향사람으로 대접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동시에 후세대에게는 '인생의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대전광역시연합회 5개 지회와 약 800여개 경로당 구성원이 노년층이다보니 젊은이들보다 다소 역동성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조직을 운영해 활동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회장님, 노인 복지와 관련한 역점 사업을 소개해주실까요?

▲연합회는 앞으로 시니어클럽과 노인복지관 운영에 적극 동참하고 게이트볼, 우드볼과 그라운드골프 등 전국 건강 체육대회를 주관해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인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유괴와 학대, 성범죄 추방 국민운동을 강화해 어르신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안전을 지키는 활동에 적극 나서도록 할 것입니다.

대한노인회특별지원법이 제정되고 대전시와 자치단체에서 노인연합회와 각급 지회 지원조례가 제정되었지만 노인 단체 지원과 관련해 미비한 점에 대해서는 대폭 개정하도록 대전시와 각 자치단체와 협력할 계획입니다.

이미 국회에서 발의한 노인 복지청 설립 추진에 적극 동참해 노인단체의 법적 존립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하고, 연합회 재정을 확충하는 등 선거공약을 반드시 실천해 대전광역시노인연합회가 대전 노인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입니다.

-회장님은 대전웰다잉연구소 대표님이시기도 한데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는지요.

▲저는 3년째 대전웰다잉연구소 대표를 맡아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에서 정책적으로 대한노인회에 위임해 경로당에서 소양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죽으면 제일 큰 복이 '명복'이라고 하죠. 죽어서 좋은데로 태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생에서 잘 사는 사람만이 잘 죽을 수 있는거죠. 우리나라는 죽음의 질이 제일 낮고, 노인극빈률과 노인자살률도 OECD 국가중 1위라고 합니다. 노인 자살률과 노인 극빈률이 높은 것은 노인들의 소양 교육이 덜 된 탓이라고 봅니다. 노인들 수명이 100세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병석에 누워 있는 기간이 10년에서 15년이라 합니다.

노인요양원에 가면 한달 평균 120만원이 듭니다. 치매등급은 5등급까지 매겨지지요. 3등급은 85만원, 2등급은 120만원, 1등급은 150만원을 국가에서 부담합니다. 이게 다 국민세금입니다. 그래서 건강이 첫째입니다. 건강해야 행복하고 존경받는 노인이 됩니다. 자식들에게 부양받는 노인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동안 쌓은 실력을 가지고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사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0대 자살률도 1위라고 하는데 젊은층과 노인층 모두 도덕교육과 웰다잉교육, 인성교육을 받아야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지난 1월 8일 일명 '웰다잉법'이 통과됐습니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치료 결정에 관한 법인데요. 2018년부터 본격 추진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죽어가는 과정에서 분노가 많습니다. 이때 가족들과 화해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풀어내도록 도와주죠.

요즘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중 매장 문화가 아주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대리석은 전부 중국에서 수입합니다. 우리나라 산야가 전부 대리석으로 뒤덮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는 가족에게 제가 죽으면 묘지를 쓰지 말고 화장한 후 베란다 화분에 뿌려달라고 미리 유언했습니다.

유럽 정원식 추모공원인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별그리다 메모리얼파크 양평'에 견학을 다녀왔는데요. 수목장과 자연장을 하는 이 곳은 다양한 조각과 산책로로 꾸며진 내부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고인을 만나러 갈 수 있는 힐링 공간에서 새로운 추모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11년 전부터 계속 나비 문양의 웰다잉 배지를 달고 다닙니다. 이 배지를 보면서 '9988234'를 떠올리고, 삶과 죽음을 생각하죠. 욕심부리지 말고 잘 살다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서구청 지원으로 서구건강체련관에서 일반 노인들을 상대로 웰다잉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경로당을 찾아가 교육하기도 하죠. 사전의료요양서를 작성하는 것은 웰빙의 완성이자 웰다잉입니다.

유언장 쓰기와 상속하기, 가족과 불화 풀기, 용서와 화해하기를 통해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미국에서 26년 전 들여온 웰다잉법은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법이 통과됐고, 일본은 2002년부터 도입하고 있습니다. 서양은 모두 평생교육을 통해 웰다잉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성교육법을 제정했는데 웰다잉교육과 인성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학교교육을 확대시켜야 되겠죠. '노인의 성(性)'문제 역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강의도 꼭 필요하죠. 성생활을 하면 옥시토신이 분비돼 건강해집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인데 자식들이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의 성에 대해 이해해야 됩니다. 배우자를 잃고 혼자 사는 분들은 새로운 이성을 만나 즐겁게 사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노인회관에서 노인들이 같이 만나 즐겁게 다니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결혼도 하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노인들이 제2의 인생을 잘 사는게 건강의 비결입니다. 성생활 못지 않게 제일 좋은 건강법은 웃음입니다. 억지로라도 계속 웃으면 체내에서 몸에 좋은 NK 세포가 1억개 이상 나와 암세포를 잡아먹는다고 하죠. NK세포를 활성화시키려면 박장대소하면서 즐겁게 웃으며 살아야합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실 수 있도록 제가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겠습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사진=이성희 기자


● 이철연 회장은…

▲46년 서산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대덕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충남대 행정대학원 관리자 과정, 배재대 국제통상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 수료. 대전시 국제협력과장, 대전시 서울사무소장, 서구총무국장 역임. 관저 리슈빌 경로당 회장, (사)행정동우회 대전광역시 서구회장, (사)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 사무처장, 대전광역시 초대 노인복지관장 역임. 현재 대전웰다잉 연구소 대표. 녹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등 다수의 포상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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