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ㆍ원도심이 발전하면서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계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 도시재생본부 도시재생과는 ‘관리형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거점공간 확보’를 골자로 한 대전판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대책을 17일 발표했다.
관리형 지구단위계획은 원도심 대흥동 일부를 지구단위로 묶어 해당 지역에 원룸 건축 요건을 강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또 건축물 설계 심사를 의무화해 원룸 난립을 방지하고 현재의 원도심 경관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거점공간 확보는 활동공간을 잃어가고 있는 예술인과 소상공인ㆍ청년에게 낮은 가격에 장소를 임대해 안정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현재 동구에 위치한 옛 성산교회를 매입해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옛 중앙동주민센터를 비롯해 4군데에 거점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안정적인 임대료를 위해 건물주와 상생협약을 유도하고 문화예술인 지원 대책도 검토한다.
시의 이같은 대책에 지역 문화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원룸 신축을 이유로 퇴거 통보를 받은 프랑스문화원 전창곤 원장은 “관리형 지구로 묶일 지역과 거점공간이 들어설 곳이 어딘지가 중요하겠지만 일단 시가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프랑스문화원이 계기가 돼서 원도심에 변화가 있다면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원도심에 둥지를 트고 있는 월간토마토 이용원 편집장은“일단 공유공간이 늘어나는 것에 환영한다”며 “지구단위 계획은 주민 반박이 따를 수도 있는 만큼 이 지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해관계자로서의 시민이 원도심 섹터를 구성하는 데 공감하고 설득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이 논리적 줄기를 가지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달 말까지 추가협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세부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관리형 지구단위계획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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