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인력 발생, 연구과제 중복 문제 등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 90명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고도 논문 저자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R&D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소속 연구원 90명이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115편에 주 저자로 등재돼 있었으나, 이들은 관련 연구과제에 전혀 참여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원 A는 연구과제에 참여율이 0%로 주 저자 자격요건에 맞지 않았지만, 연구과제 성과물인 논문에는 주 저자로 표시됐다.
이 문제는 연구원 개인 성과를 평가할 때, 그대로 반영돼 성과연봉ㆍ능률성과급ㆍ연구개발능률성과급 등을 과다 지급받을 수 있고 승진자 혜택을 누릴 가능성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연구윤리 진실성 확보지침’ 등에 따라 해당 연구원들의 진실성을 검증하라고 각 기관에 통보했다.
이 외에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유휴인력에 대해 지적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1년 이후 항공분야의 수탁사업 규모 감소로 유휴인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항공 분야 연구 인력의 참여율은 2013년 83%, 2014년 90%, 2015년 88%다.
그럼에도, 항공ㆍ우주 분야 간 인력교류 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칸막이 식으로 인력을 운용했다는 지적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유휴 인력을 R&D 분야가 아닌 시설운영 사업에 투입해 인건비를 지급해왔다.
연구과제 중복수행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7년 원자력연구원 부설 원자력의학원을 독립기관으로 분리해 ‘방사선의학연구’ 업무를 원자력의학원에 이관했다.
이후 연구영역이 중복 발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방사선의학 관련 265억원 규모 17개 연구과제가 의학원과 연구영역이 중복됨에도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해 온 것이다.
기술 자문료에 대한 감사원 적발도 있었다.
한국화학연구원 센터장 B는 2011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사전 승인 없이 민간업체로부터 매월 250만원씩 총 3000만원의 기술자문료를 받았다.
센터장 B는 2012년에는 외부 활동 승인 요청이 반려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외부 활동을 이어가며 기술자문료 1800만원을 받아왔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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