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옥 충남대병원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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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옥 충남대병원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취임

여의사 전국 회원 2만5천여명 힘 발휘하도록 돕고 전공의 장학사업·연구 등 지원

  • 승인 2016-05-02 13:59
  • 신문게재 2016-05-03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최초'라는 대상은 주목을 받는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이뤄내는데는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척되지 않은 길을 걷는 느낌은 외로움도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김봉옥 충남대병원장에게는 최초의 수식어가 늘 따랐다.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여자 의사이기 때문에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김 원장은 늘 개척해냈다.

여자로는 처음으로 재활의학과 전문의 1호 면허를 취득했고, 국내 14개 국립대학교병원 최초로 여성병원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지난 4월 16일 김봉옥 원장은 지방 여의사로는 처음으로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 3월 한국의학교육 평가원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차기 국제키비탄 한국본부 차기 부총재로도 내정돼 있다.

지역병원의 수장으로 나아가 한국 여자 의사 대표로 전국무대와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는 김봉옥 원장을 만나봤다.

김봉옥 병원장의 취임식 모습.
김봉옥 병원장의 취임식 모습.
지난달 16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 60차 한국여자의사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28대 회장으로 김봉옥 충남대 병원장이 취임했다.

그동안 여의사회는 여성의사들의 차별문제와 진료상황의 애로사항을 개선하는데 앞장서 왔다.

여의사회는 올해 사업계획으로 ▲여의사의 역할증대 및 사회참여 ▲학술심포지엄 ▲학술 의욕 고취 및 연수 교육 ▲멘토링을 통한 여의대생, 젊은 여의사의 진로결정 및 일·가정 양립 돕기 ▲의대·의전원 여학생, 여전공의 후생복지 향상지원 ▲여성 의료인과의 교류 등을 선정했다.

최근들어 여의사의 증가로 전국적으로 여의사회 회원수만 2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과거 전체 의사의 15% 가량을 여의사가 차지했었다면, 최근 의과대학을 살펴보면 한 학년에 35~40% 가량이 여학생으로 앞으로 상당수의 여의사 배출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여의사회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

▲과거에는 여의사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단체였다. 의료계 내부의 취업문제나 승진문제 등 여의사들의 힘을 모으자는 취지도 있었다. 전국에 13개 지회가 있다. 대전지역에도 지회가 있다. 지역 지회를 통해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여의사의 권익신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전국의사회 대의원 240명중에서 여의사는 10여명에 불과하다. 비율로 따지면 5% 미만이다. 의사회 내부에서도 파워가 있는 부서에는 여성이 들어갈 수 없는 등 진입장벽이 높다. 여의사들이 자기 소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우 6·25전쟁 당시 세계여자의사회가 국내에 구호활동을 왔다가 만들어진 단체이다보니 벌써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여성 전공의를 위한 장학사업을 비롯해 학술연구 지원사업,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사들이 현장에서 불편함을 많이 겪는가.

▲의전원 만들당시 남녀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화장실을 똑같이 만들었다. 여학생이 60%여서 남자화장실을 하나 줄여서 시작했다. 수술방에도 여자탈의실 배려가 없었다. 최근 수술방은 배려한다. 전국적으로 옷갈아입는 기본적인 후생조차도 외면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공의 특별법도 됐다.

전국의 수련병원을 조사해서 여자전공의 복지가 어떻게 돼있나 조사해서 건의 하려 한다.

이번에 한국의과대학평가원의 이사장이 됐다. 이 기관은 의과대학의 평가기관이다. 의과대학을 평가할때도 병원 수련환경에 여성들에게 불이익이 없는지 여의사회 차원에서 조사하려한다.

-추진해야 하는 시급한 사안이 있다면.

▲지금 중요한 일중에서 여성 아동 성폭력 가정폭력 문제가 심각하고 필요하다고 본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피해 등을 당하고 나서 의료기관을 찾으면 남성의사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내부의 원스톱 성폭력 지원센터의 경우 일선 여의사들 진료를 추천하고 있고 지역의 여의사들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여의사회에서는 이러한 여성 성폭력과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봉사를 하고 싶다. 의사들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학교 등을 통해 교육하는 역할도 해야할 것 같다.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등에 대한 예방과 조기대응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지역 경찰청과 협조해서 재능기부 활동을 해야한다고 본다.

따듯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엄마같은 역할을 하고자 한다. 5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면 우선 이같은 봉사 활동부터 추진해 나가려 한다.

-지역에서 서울의 전국단위 협회 일을 하기 힘들었을것 같은데.

▲여의사회에 들어갈때 국제부로 들어가 일을 했다. 덕분에 지난 2013년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큰 행사를 성황리에 치렀다.

여의사회 활동은 1984년 전주예수병원 근무당시 전북지회 총무로 일을 시작해 중앙에서 국제이사와 총무이사를 지냈다.

사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여의사들이 대부분 회장이나 보직을 맡았고, 지방에서는 이번 회장 선임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오전 7시에 아침회의가 있을경우에는 전날 올라가서 숙소를 잡아 잠을자고 아침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여의사회에서 활동하시던 이길녀, 박양실, 주양자 선배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따라다니는것이 좋았다. 지역에서 못 만났던 리더들이다보니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여의사로의 경험은 어떠했나. 여의사라고 차별을 받은적이 있나.

▲재활의학이라는 것이 생소하고 미국인이 교수님이셔서 구박을 받지 않았다. 난 재활의학과 전문의 1호다. 여성이라서 힘든 일은 개인적으로는 많지 않았다.

어릴적에는 여성이니까 성공한 남성들이 보호본능이 있어서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에서 레지던트를 선택할때 소아과를 하고 싶었는데 여성이라 안받아줬다. 아이를 낳으면 공백이 커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소아과 과장님도 여성이었는데 그런 편견을 갖고 있었다.

여성이 많은 직장에서 여성을 소외시키면 안된다. 내 자신이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우연이지만 여성 보직자들이 많아졌다. 같은 조건일때 차별하지 않다보니 여성이 많아지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

▲학력= 경기여고 연세대 의학사·석사·박사

▲교내 및 병원 경력=전주예수병원 재활의학과장 충남대 의과대학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현재) 충남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주임교수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장 충남대 의대 의학과 의학교육학교실 주임교수 충남대 외국어(언어)교육원장 충남대 뇌과학연구소장 제21대 충남대학교병원장(법인7대·현재)

▲교외경력=사회복지법인 선린복지재단 이사(현재)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 국제의지보조기학회한국지회(ISPO-Korea) 회장 대한재활의학회 회장 한국여자의사회 부회장 국제키비탄 한국본부 한밭클럽 회장(현재) 대한병원협회 국제이사(현재) 현재 대한의사협회 부회장(현재) 대한의사협회 국제협력위원회 위원(현재) 보건복지인력개발원 비상임이사(현재)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현재)

대담·정리=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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