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성장관리방안을 설명하는 이춘희 시장. 세종시청 제공 |
6년 동안 장군면 등 6개 면지역 다가구ㆍ전원주택, 공장 등 무분별한 산림훼손
면피 수준 단속 외지인 배만 불려... 이춘희 시장, “공직자 모두의 책임”
세종시가 6년 동안 신도시(행복도시) 인근의 면(面) 지역 산림을 무분별하게 훼손한 난개발을 방치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뒤늦게 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환경피해가 심각할 정도로 주택과 시설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터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뒷북 행정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춘희 시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행복도시 주변 6개 면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성장관리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2월 행복도시 주변지역 도시관리계획이 수립되면서 각종 규제가 크게 완화돼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을 전후해 주변지역에 다가구주택과 전원주택단지 등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졌다.
대표적 사례는 무분별한 산지 개발이다. 장군면과 금남면, 연기면, 연동면, 부강면, 연서면 등 주변지역 6개 면에 사업자들이 관광농원과 버섯재배사, 개간 등을 이유로 산림훼손 허가를 받은 뒤 전원주택 등의 용도로 전환하는 편법적 산지 개발이 만연했다.
이날 시가 제공한 2010년 이후부터 4월말 현재 비도시지역 다세대주택 등 건축현황 자료를 보면, 모두 3420건(완료 1667건, 진행 1753건)의 건축허가가 났다. 이 중 일반(단독)주택 허가 건수가 2351건으로 가장 많고, 다세대주택 1028건, 다중주택(개별취사 불가) 41건 등이다. 비도시지역 전체 자료지만, 대부분 신도시 주변 6개면의 현황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레미콘(6곳)과 아스콘(7곳) 공장과 도축장, 고물상 등도 줄줄이 들어섰다.
특히, 건물 신축 과정에서 경사가 급한 지형을 깎아 옹벽을 설치해 산사태와 토사유출 위험을 초래하고, 수십년 된 수목을 남벌하며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조립식 경량철골조로 건물을 지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 도로와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다가구와 다세대, 연립주택의 진출ㆍ입이 막히고 산림이나 논밭 한가운데 주택이 들어서 문제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시는 손을 놓고 있었다.
3420건이나 우후죽순 이뤄지는 동안, 시가 불법사례(불법전용, 무단 벌채 등)를 적발한 건 32건에 불과하다. 2012년 12건, 2013년 5건, 2014년 7건, 2015년 8건 등이다. 외지인들이 좋은 땅과 환경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동안 시가 사실상 방치한 셈이다.
책임론에 대해, 이춘희 시장은 “난개발 방지대책 작업을 바로 했는데, 시행 과정에서 민원과 법적 검토 등 복잡한 절차를 밟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며 “행정이 잘해야 했는데, 아쉬움이 들고, 공직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 특별자치시 법률 제정과 2012년 출범 때까지의 행정 공백이 있는 동안 당시 공주시 관할이던 장군면(장기면)의 난개발이 가장 심했다”며 공주시가 인ㆍ허가를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편, 시는 이날 6월부터 시행할 성장관리방안을 내놨다.
우선 기반시설 확보 차원에서 도로 폭을 6m 이상 확보해야 개발을 허가하고, 중점경관관리구역에는 레미콘ㆍ아스콘 공장, 도축장, 고물상, 석제품 제조업 등의 환경 위해시설의 입지를 불허하기로 했다.
또 건축물은 도로변에서 2m 간격을 두고 축조하도록 하고, 건물 지붕은 경사지붕이나 옥상정원을 조성하도록 했다. 환경과 경관보전을 위해, 옹벽구조물은 2단으로 6m까지만 설치하도록 하고 상단은 경사를 낮춰 비탈면을 녹화하도록 했다.
야적장과 채석장 등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현장과 병원, 학교, 도서관 등의 주변에는 방음벽을 설치하거나 차폐형 나무를 심고 산지개발 때는 단지 내부도로 경사율을 14% 이하의 S자형으로 개설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토계획법을 피할 목적으로 다른 법을 이용해 관광농원과 버섯재배사, 제재소, 개간 등의 허가를 받아 임야를 훼손하면 향후 10년간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다만,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계획관리지역은 건폐율 50%, 용적률 125%, 생산관리지역은 건폐율 30%로 높이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면제하는 등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세종=윤희진 기자 heejiny@
▲ 무분별한 산림훼손. 세종시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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