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아까워 휴업으로 전환하기도
대전지역 외식업체가 끝없는 불황에 셔터문을 닫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로 외식을 꺼리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전언이다.
24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역 외식업체 수는 총 1만 9013곳으로 1년 전(1만 9085곳)보다 72곳 줄어들었다.
이는 유성구가 주도했다. 유성구는 지난해 3월 말 4363곳에서 올 3월 말 3945곳으로 418곳의 업체가 눈물을 흘렸다. 대덕구도 같은 기간 2524곳에서 2501곳으로 23곳, 동구도 2897곳에서 2889곳으로 8개가 가게 문을 닫았다. 반면 서구는 이 기간 5719곳에서 6083곳으로 364곳의 업체가 신규 등록했고 중구는 3582곳에서 3595곳으로 13곳이 새로 생겼다.
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는 휴업 중인 가게도 영업 중인 것으로 통계가 잡혀 구별 업체 수가 늘었다고 경기가 회복된 게 아니라고 분석했다. 또 유행에 쫓아가는 업종선택은 경영난을 가중시킨다고 진단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자영업자들의 업종이 중국집과 커피전문점으로 치우쳐서다. 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같은 동에 몰려 있는 현상은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종업원 구하기도 어렵고 인건비도 많이 올라 업주들이 휴업으로 전환하고 가게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외식업체 휴업 수는 1년 만에 크게 증가했다. 2015년 3월 말 1700개였던 휴업업체 수는 올 3월 말 2788개로 1088개나 늘었다.
업주들은 그동안 사놓은 식자재와 기계들이 아까워 매수자를 찾아 나서지만 쉽지 않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임대합니다’란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가게 문을 닫고 휴업에 들어간 자영업자 A 씨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때부터 장사가 안되기 시작하다가 선거철이 되면서 매출이 떨어져 이어받을 사람을 찾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풀리지 않는 이상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매수자를 찾지 못해 폐업이 이르는 가게도 상당했다. 지난달에만 132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종 선택 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태용 세종창업연구소 부소장은 “작은 경험이라도 좋으니 자영업을 시작하기 전 서빙, 설거지 등 최소 3개월 이상 해봐야 한다”며 “상권 분석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장소를 선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로 가게 문을 열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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