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주석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DB) |
21일 경기 전까지 한화는 2승13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팀 패배에도 당차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신인 선수가 있어 한화 팬들은 즐겁다. 바로 지난해 말 군 제대 후 복귀한 내야수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지난 20일 부산 롯데전에서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레일리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비록 승패에 큰 영향이 없는 홈런이었지만, 장타력 부재로 답답함을 주는 한화 타선에 활력을 주는 한 방이었다.
하주석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32타수 12안타 타율 3할7푼5리 2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9를 기록 중이다.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이며 타점은 김태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뽑아냈으며, OPS도 최진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대타 타율은 무려 8할3푼3리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서다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아직 규정타석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타격만큼은 수준급임을 입증하고 있다.
하주석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망주다. 내야수가 전체 1번으로 뽑히는 경우가 드문 점을 생각하면 한화가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는지 알 수 있다. 타고난 운동능력과 엄청난 잠재력으로 고교시절 메이저리그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무대는 달랐다. 데뷔 첫해 70경기에 출전해 127타수 22안타 타율 1할7푼3리 1홈런 4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후 2013년에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입대를 선택했다.
하주석은 군 복무 이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군 복무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웠고, 타격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주석은 “상무에 있으면서 타격이 좋아졌다. 이영수 타격코치님과 왼쪽 다리를 고정하는 훈련을 많이했다”면서 “몸이 앞으로 나가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2~3개월 동안 비디오를 보면서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하체가 고정되니 타구에 힘이 실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도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이 이 부분을 잡아주시고 있다. 경기에서는 자세를 생각하기보다는 타이밍을 맞추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석은 장타력이 크게 향상됐다. 20일에 친 홈런도 공이 빗겨 맞았는데 담장을 넘어갔다. 하주석은 “데뷔 때보다 조금 더 무거운 배트를 쓰고 있다. 너무 가벼우면 이제 헛도는 느낌이 든다”면서 “입대 전에 (박)석민(NC) 형이 무거운 배트를 주면서 상무에서 웨이트를 많이 하라고 조언해줬다. 석민이 형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연락한 지 3년이나 됐지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주석의 또 다른 장점은 빠른 발이다.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41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이 빠르다. 아직 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도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정근우, 이용규 외에 도루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주석이 하위타선에 배치되면 한화 타선에 큰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비다. 하주석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실책이 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다 보니 수비가 우선이다. 어깨가 강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지만, 아직 경험에서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하주석은 “시범경기에서 수비가 괜찮았는데 시즌 들어와서 잘 안된다. 수비에 더 집중해야 한다”면서 “유격수 경쟁이 치열하지만, 누가 나가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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