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열린 제6회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 모습. |
유진박, 인디안 수니, 김주홍과 노름마치
16세기 조선에 허난설헌이 있었다면 17세기엔 김호연재가 있다. 여성 문인으로서 세상에 자신의 자취를 남긴 대전의 여성 김호연재를 만나는 시간이 찾아온다.
대덕문화원(원장 송성헌)은 오는 23일 오후 7시 대덕구 동춘당 특설무대에서 ‘제7회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300년 전 그녀, 김호연재를 만나다’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인디뮤지션 인디안 수니, 영화 ‘왕의남자’의 풍물패 김주홍과 노름마치가 함께한다.
유진박은 김호연재의 시 낭독에 맞춰 즉흥적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인다. 인디안 수니는 그녀의 시 ‘외로운 기러기’, ‘청룡도’, ‘그윽한 은거’에 리듬을 입혀 색다른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흥을 돋우는 무대에 이어 김호연재의 삶을 전통춤으로 표현한다.
축제 하루 전에는 김호연재와 동춘당 송준길 두 인물에 대한 인문학 세미나도 열린다.
충청의 여성에 대한 연구를 펼쳐온 문희순 문학박사는 “김호연재는 성현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는 데는 남녀 구분이 있을 수 없다고 했던, 당대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고를 했던 인물”이라며 “그녀를 둘러싼 여러 가지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도리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또 “그녀의 삶과 작품은 다른 여성 인물에 비교해도 지지 않지만 지역에선 아직 알려야 할 길이 멀다”고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단독으로 개최하던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를 올해는 동춘당문화제와 동시에 이틀에 걸쳐 개최해 더 많은 관객맞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덕문화원 관계자는 “대전에도 훌륭한 여성이 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아쉬워서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며 “조선시대 여성 문인인 김호연재의 당당했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에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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