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출신 대졸자가 국가과학기술계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발표한 ‘이공계 과학기술인력 고용 현황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이공계 대졸자가 과학관련 전문직업에 종사하는 비중은 2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사무 종사자가 39.5%로 가장 높고 이어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 생산직이 22.3%를 차지했다.
이공계 출신으로 판매종사자로 일하는 인력도 14.6%에 달했다.
이는 대다수 이공계 출신 대졸자들이 자신의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이공계 대졸자가 대학 때 배운 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과학기술관련 직업에 취업하고 나서 국가 고급 과학기술인력으로 성장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데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이공계 출신 대졸자들은 일반 회사원으로 근무하거나 생산직 또는 판매직으로 전업하는 등 직업의 선택에서 하향 취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두고 노동시장에서 이공계 인력의 공급이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공계 전문직업으로 취업했다고 하더라도 빠른 퇴직으로 직업 불안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는 연령대별 대졸 이공계 인력의 전문직업 종사 비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41.0%를 정점을 찍은후 연령이 높아질수록 40대 39.1%, 50대 32.7%, 60대 30.4%로 전문직업 종사 비율이 줄어든다.
50대부터는 20대(36.4%)보다도 낮아진다.
즉, 연령이 높아지면 이공계 전문직업 종사자들이 직업 불안정이나 경력 전환 필요성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노동시장에 대한 수치적 분석이나 전망에만 기반을 둔 정책이 아니다”라며 “노동의 수요와 시장 자체의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해 과학기술인력과 교육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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