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파도 헤쳐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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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파도 헤쳐나갈까

16일까지 시즌 2승10패 최하위…2경기 10점차 이상 대패 투타 동반 부진 심각…김 감독 경기 운영 도마위

  • 승인 2016-04-17 18:22
  • 신문게재 2016-04-17 10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김성근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DB)
▲ 김성근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DB)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부터 큰 파도를 만났다.

시즌 전 우승 전력으로 꼽혔지만,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침몰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화는 17일 경기 전까지 2승10패로 10구단 중 최하위다. 특히 14일 대전 두산전과 15일 대전 LG전에서 무려 35점을 내주는 참담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은 조기 강판당했고, 이해할 수 없는 투수 운영이 이어졌다. 여기에 실책과 무기력한 공격까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14일 대전 두산전에는 송창식의 ‘벌투’ 의욕이 불거졌다. 송창식은 1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4.1이닝 동안 12실점을 했다. 김 감독은 “송창식이 경기 중 투구하면서 살길을 찾길 바랬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날 김 감독이 경기 중 벤치를 비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5회 말이 끝난 후 어지럼증을 호소한 김 감독은 결국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는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다. 에이스를 맡아 줄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2군에 머물고 있다. 이태양과 배영수, 안영명, 송신영, 심수창 등 선발 후보들도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기대를 했던 김재영, 김민우, 김용주도 선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주지 못했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와 송은범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빠른 투수 교체라는 고육지책을 들고 나왔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투수들에게 피로도만 높여주는 꼴이 됐다. 팀 평균자책점은 7.02로 최하위다. 피홈런 19개, 볼넷 72개, 폭투 16개, 이닝당 출루허용률 1.77로 각종 기록에서 최하위다.

타선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5위지만, 득점권 타율이 2할1푼6리로 최하위다. 병살타가 1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장타율도 3할8푼1리로 최하위다. 투수가 부진하면 타선에서 힘을 내줘야 한다. 하지만, 득점 상황에서 침묵하거나, 대량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를 끌어가지 못했다. 이용규의 합류가 늦었지만, 정근우, 김태균, 최진행 등 타선의 이름값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 타선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매 경기 타순이 바뀌면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포수로 기용하며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됐던 3루수와 유격수로 신성현, 하주석, 강경학 등 재능 넘치는 신인들이 나서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심타선의 장타력도 터지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기대 이하의 모습에 김 감독의 독단적인 팀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벌떼 야구’로 불리는 투수들의 보직 파괴, 특타로 대변되는 강도 높은 훈련 등이 팀의 기량을 저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선수들의 피로로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다. 거듭된 패배에 구단 홈페이지를 비롯해 팬카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김 감독의 경기 운영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김 감독은 변화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시점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잡지 못할 경기는 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월에는 힘들다고 봤다. 10승 12패가 목표였는데 미달될 것 같지만, 모양새가 점점 갖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이야기처럼 한화가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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