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주민·지자체 간 갈등… 사회적 합의 필요
대전에서 학교용지를 포함한 도로공사 계획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사가 주민들의 정주여건에 필요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대전시·천동초 등에 따르면 학교부지 일부를 편입시켜 4차선 도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이들은 협의회를 열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현재 학교측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도로 확장공사로 학생 안전과 교육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며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권익위는 대전시로부터 확인 절차를 걸쳐 조만간 현장조사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측은 권익위가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학교용지를 최소한이라도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
학교측 역시 사업추진이 불가피하다면 우회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해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측의 의견차가 워낙 팽팽해 원만한 협의를 이루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남대 부지를 통과하는 55m 도로개설을 놓고 대학측과 주민도 이와 같은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대덕구 오정동과 동구 홍도동 주민들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통행로가 휘어져 있어 ‘도로 직선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은 도로 근처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소음 문제와 교통사고 노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학교구성원과 주민, 혹은 관할 지자체 간 도로개설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특히 천동초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논의됐던 도로공사가 여전히 종지부를 찍지 못한 채 주체 간 지지부진한 의견조율로 불필요한 갈등만 키웠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관할 지자체는 학생들이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학습할 권리에 공감하면서도 예산 문제와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천동초 운동장 편입 4차선 도로확장공사 선형 변경시 추가 보상비 발생 가능성과 함께, 한남대 도로 개설을 위해 대덕구청이 확보한 특별교부세를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중앙부처에 반환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한 지역교육계 관계자는 “개발논리에 휘둘려 학습권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며 “무조건 사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체간 충분한 합의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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