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화 이글스 제공 |
시즌 초반 코치진 교체 이례적인 일
투수·배터리 코치 교체… “볼넷 많았다”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코치와 오키 야스시 배터리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대신 정민태 2군 투수코치와 신경현 2군 배터리코치를 등록시켰다. 여기에 포수 조인성, 야수 송주호, 투수 김재영을 내리고 포수 허도환, 야수 이종환, 투수 김용주를 올렸다.
시즌 초반부터 코치진을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한화로서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한화는 14일 경기 전까지 아직 시즌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2승 8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로저스와 안영명 등 확실한 선발진이 빠진 상황이라 어느 정도 고전은 예견됐었지만, 상황이 더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나머지 9개 구단이 5할 승부 싸움을 하는 사이 조금씩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선수단의 분위기다. 역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치고 나가질 못하고 무너졌다. 더는 밀리면 자칫 시즌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팀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성근 감독은 코치진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김 감독은 코치진 교체에 대해 “볼넷이 많아서…”라며 “조인성이 부상으로 빠진 만큼 소통이 중요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화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5.5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실점이 62점으로 가장 많으며 볼넷 56개(2위), 사구 7개(3위) 폭투 13개(1위)로 투수들이 타자와 승부 자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단 1차례에 불과하다. 투수진은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었지만,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투수 기용이나 교체 타이밍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조인성의 부상도 한몫했다. 조인성은 앞서 지난 1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주루 도중 왼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진단결과 조인성은 종아리 근육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았다.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의 부상으로 한화는 차일목과 허도환 2명의 포수로 당분간 운영을 해야 한다. 두 선수 모두 경험은 풍부하지만, 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는다. 경기 중 벤치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또한, 한화는 송주호를 대신해 이종환을 1군으로 올렸다. 좌타대타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용규가 부상에서 복귀함에 따라 장민석이 대수비나 대주자로 출전이 가능해졌다. 기존에 그 역할을 하던 송주호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이성열이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선발 출전함에 따라 경기 후반 대타로 사용할 좌타자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괜찮은 타격감을 선보인 이종환을 선택했다. 이종환은 13일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었다.
이와 함께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신인투수 김재영 대신 좌완투수 김용주를 선택했다. 김용주는 지난 시즌 막판 2경기에서 괜찮은 투구를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 8일 2군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을 해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한화는 코치진을 교체한 13일 경기에서 패하며 일단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코치진 교체라는 칼을 꺼낸 한화가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분위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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