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흘러갔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14일 새벽 당선 교부증 배부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충청권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27명의 당선자들은 앞으로 4년간 국회에서 국정운영에 참여하고 지역의 입장을 대변, 이익을 도모해야하는 역할이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담긴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과 경제 문제가 민심을 자극한 핵심 이슈로 작용,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게 과반 수 이상의 의석수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안겼다.
충청권에서도 새누리당은 지난 선거보다 퇴보한 성적표를 수령한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이 당세를 신장하며 지역 정치권 지형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본보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남긴 것들’이란 시리즈를 통해 정당별 득ㆍ실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개표 결과, 충청권 27개 의석 중에 새누리당 14개·더민주 12개로 나눠 가졌고 세종은 무소속이 유일하게 차지한 지역이 됐다.
새누리당은 지역 최다선인 이인제 후보가 연임에 실패하고 대전의 주도권을 더민주에 내어주는 등 참패했다.
특히, 영남만큼이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일컬어지는 충청권 민심의 변화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 됐다.
김무성·오세훈 등잠재적인 대권 주자들이 타격을 입었고, 충청권 여론의 전환을 위해 여권 내부에서는 ‘반기문 대안론’이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충청에서 새누리당이 거둔 성적이 저조한 탓에 대안론이 얼마만큼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선거에서 총 10석을 차지하며 나름의 세를 키웠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증설된 3개 선거구를 바탕으로 두 석을 더 획득하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체면 등이 문제시되기는 하지만 공천 배제 후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이해찬 의원의 복당이 허용될 경우 더민주의 의석은 13석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을 비롯해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석권했던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기에 더민주의 세가 더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민련에 대한 지역민의 향수를 자극하며 패기만만하게 나섰던 국민의당은 지역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맞았다.
그러나 정당 지지율에서는 더민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비례대표에 지역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이런 이유로 충청권의 정치지형은 향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치지형의 변화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곳으로 예상되는 곳은 새누리당이다.
전석을 목표로 했던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절반을 얻는데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운영의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호소도 유권자들의 표심에 닿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경제실정을 이유로 정권심판론을 제기하고 안희정 충남지사를 위시한 충청대망론을 화두로 꺼낸 더불어민주당은 숫적으로는 새누리당보다 적지만 기대보다 높은 결과를 받은 것에 기쁨일색이다. 당장, 안 지사의 측근 인사들의 여의도 입성에 그의 대망론 행보가 하반기부터는 구체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구를 배출하지 못한 국민의당 입장으로서는 차기 대선을 향한 지역 조직 재건이 시급하다. 다만, 정당지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는 데 당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최고위원인 한현택 동구청장이 금명간 지역 출신의 비례대표 당선자들과의 회동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정당마다 배분한 의석수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각 당에서 일어난 공천 파동과 계파 갈등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여야 어느 쪽도 20석 고지를 넘지 못했다는 것은 향후 각 당의 행보가 차기 대선에서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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