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디자인하라' 박용후 저, 프롬북스, 2013 |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합격사과' 이야기를 이 책의 저자 박용후는 특별한 누군가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전혀 다른 결과에 다다르며,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능력의 차이는 바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느냐?'라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의 중요성'을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며, 궁극적으로는 남과 차별화 된 내가 혹은 기업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SNS활용, 새로운 관성 만들기, 인맥나무 등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세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하나. 당연함을 부정하는 특별한 생각이 미래를 바꾼다! 당연함에 '왜'라는 질문 던지기.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단순히 '아! 가을이구나'라고 느꼈다면 만유인력의 법칙이 발견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당연함과 상식을 부정하고 틀을 깨라고 조언한다. '왜 그래야만 하지?'라는 의문도 잠시, 책상 위의 생수병이 눈에 들어왔다. 물을 사서 먹는다는 것이 이상해 보이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 병에 몇 천원이나 하는 비싼 물도 있다. 얼마 전 알파고(인공지능)는 천재 바둑기사를 4:1로 이겼다. 바둑만큼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고 믿었던 과거의 당연함이 깨진 것이다. 미래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연한 것에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하고, 미래에 당연해질 것에 집중하는 '퓨처마킹(future marking)'을 해야 한다.
둘. 가치와 차별성을 지닌 나만의 'Identity' 만들기.
'Identity'란 다른 사람과는 대별되는 오직 나만의 특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저는 사서입니다”, “저는 학생입니다”라고 자신을 구별하는 것은 'one of them.' 즉, 특정 부류의 한 사람을 나타낸 것일 뿐 자신만의 'Identity'가 될 수는 없다. 나만의 'Identity'에는 남들과 다른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차별적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인이든 기업이든 '내가 다른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지'를 검토하고 본질적 가치를 캐내 'only one'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먹자골목의 수많은 가게 중 하나가 될 것이 아니라 '깨끗한 기름을 사용하는 튀김집'이라는 슬로건을 붙여 '나다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셋. 주관식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자! 당신의 삶을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살라.
저자는 우리가 지나치게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져 있으며 인생까지도 객관식으로 살아간다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대부분은 사람들은 여러 선택지 중 가장 무난한 길을 택하고 누군가가 잘했다고 칭찬할 만한 길을 고른다. 하지만 객관식의 '객'자는 손님 객(客)이라고 한다. 정해진 보기에서 무난한 것만을 택하는 '손님의 삶'은 이제 그만!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주관(主觀). 즉, 주인의 관점으로 살아가자. 그것이야말로 인생에 대한 예의다.
이 책은 시작하는 젊은이에겐 이정표가 되고 타성에 젖은 누군가에겐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과 깨고 싶지 않아 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잔잔한 물에 돌을 던져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미처 보지 못한 것이 분명 존재함을 잊지 말고 잠시 멈추어 주변을 살펴보자. 관점을 열어두는 것만으로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이 되자. 세상의 리더가 되지는 못해도 최소한 내 삶의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박진영·산성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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