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는 구대성 전 한화이글스 선수 = 이성희 기자 |
“한화가 또 한 번 우승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랜만에 대전구장을 찾은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대성불패’ 구대성이 올 시즌 한화의 우승을 기원했다.
구대성은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의 홈 개막전 시구자로 나서고자 은퇴 이후 5년7개월여만에 대전 구장을 방문했다.
한화 구단 측에서 먼저 제안을 했고 구대성은 흔쾌히 승낙해 성사됐다.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변함없는 투구폼으로 시구를 마친 뒤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호주리그 시드니 불루삭스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구대성은 이날 시구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오랜만에 먼 한국땅을 밟았다.
구대성은 “이렇게 빨리 부를지는 몰랐다.(웃음) 사실 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2010년 은퇴 경기를 치르고서 처음으로 대전에 왔는데 많이 바뀐 것 같다. 조인성, 김태균 같은 선수를 제외한 어린 선수들은 사실 잘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대성은 한화 이글스가 우승한 1999년 멤버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마지막 5차전에서 한화가 9회 초 재역전에 성공하며 승리 투수가 돼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이날 시구에 앞서 전광판에는 한국시리즈에 우승할 당시 영상이 상영됐다. 우승 순간 마지막 공을 던지며 피날레를 장식하던 구대성의 모습은 대전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그때 그 당시의 감흥을 느끼게 했다.
팬들은 시구를 끝마치고 들어가는 구대성을 향해 “대성불패”를 연호했다.
구대성은 “영상을 보면서 한화가 또 한 번 우승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우승할 수 있는 멤버가 모였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올 시즌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열심히 해야 한다. 어떻게든지 출루를 하고 이기려고 해야 한다. 또 모든 선수들이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단, 야구장에서만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구대성은 자신에 대한 근황도 밝혔다. 그는 “부상 탓에 1년을 쉬었지만, 아직 137㎞를 던진다”면서 “이제 팔이 아프지 않다. 시속이 130㎞ 아래로 떨어지면 그때 그만두겠다”며 야구 선수로 현역활동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때 한 기자가 두산 유희관과 구속이 비슷하다고 이야기하자 구대성은 “유희관이 누구냐”고 되물었고 KBO리그에서 지난해 18승을 한 투수라고 하자 “제구력이 좋은가보다. 4개 리그를 모두 경험해 봤는데 제구가 가장 중요하다. 구속이 빨라 봐야 160km가 아닌 이상에는 제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한화 경기를 자주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구대성은 “여기서 선수생활을 할 때도 전체적으로 야구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야구 소식을 보고는 있지만, 잘 보지는 않는다. 내가 사는 곳은 인터넷도 잘 안된다”고 밝혔다.
구대성은 호주에서 현역선수로 활동하는 것 이외에도 많은 사람에게 야구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또한 호주 청소년대표팀의 코치로도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호주야구에 대해 구대성은 “호주 야구는 인기는 없다. 관중도 1000명 정도”라면서도 “수준은 우리나라 1.5군 정도는 된다. 타자들은 기량이 크게 떨어지는데 투수들은 빠른 공을 던진다. 우리 팀의 한 투수는 96마일을 던진다. 변화구도 수준급인 선수들이 있다. 옥스프링(전 KT)의 공은 느린 편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