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승욱 생명연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장. (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생명연, 기존보다 4500배 높은 효율
‘나노이온소자’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 시료를 기존 대비 4500배 높은 효율로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은 지승욱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박사팀과 김기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나노이온소자(nanopore)를 이용해 극미량, 초고감도, 무표지의 새로운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나노이온소자는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이용해 이온의 흐름을 전기적으로 측정하는 센서 시스템으로 생체분자가 나노이온소자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고유의 신호를 측정해 단일분자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최근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PI)은 암을 비롯한 주요 난치질환의 유망한 치료용 표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적용 가능한 효과적인 대용량 약물 스크리닝 기술 개발은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암 치료용 표적의 하나인 종양억제단백질(p53)과 발암단백질(MDM2)의 상호작용을 약물 스크린에 적용했다.
그 결과, 두 단백질이 나노이온소자를 지나면 각각 고유 전기적 신호가 측정돼 복합체(p53-MDM2)가 된다.
복합체는 나노이온소자를 거의 통과하지 못했다.
이때 복합체의 상호작용 저해제를 첨가하면 두 단백질이 분리되면서 전기신호가 다시 회복됐다.
1회의 나노이온소자 약물 스크리닝에는 1ng(ng=10억분의 1g)의 약물 시료가 필요하다.
즉, 1회에 4.5㎍이 필요한 기존 NMR보다 시료량을 4500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이온소자를 이용해 무표지, 극미량, 초고감도의 단분자 분석을 통해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저해용 약물의 새로운 고효율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신약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약물 스크리닝 단계를 저비용ㆍ고효율화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지난 1일(현지시각)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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